사업 다각화·재무구조 개선···몸집 불리는 중소형證
사업 다각화·재무구조 개선···몸집 불리는 중소형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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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2000억 유증···하이·한화 이어 자기자본 1조 '목전'
IB 등 사업 확대·자본적정성 향상 등으로 경쟁력 강화 기대
사진= 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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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잇단 유상증자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업황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확충된 자기자본을 토대로 투자은행(IB) 등 사업 다각화를 이루고, 재무구조 개선을 염두에 둔 결정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운영자금 2000억원 조달을 위해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2865만주, 발행가액은 주당 6980원이다. 이달 24일 신주 청약 이후 주금 납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달 9일 상장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올 3월 말 9438억원에서 1조1438억 확대된다. 이로써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1조원으로 불린 한화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에 이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비슷한 시기 유상증자에 나선 현대차증권도 올 1분기 기준 자본 9910억원으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둔 상태다.

이들 증권사가 몸집을 불리는 것은 IB를 위시한 사업의 다각화가 주된 목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업황이 녹록지 않지만, IB부문은 여전히 증권업계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부문은 자본 규모에 따라 운신의 폭이 좌우되기 때문에 몸집을 불리는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먹거리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등도 유상증자를 결정한 요인이다. 교보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으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회사는 부동산금융과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인 디지털 금융 기반 벤처캐피탈(VC)사업과 해외사업 등에 투자해 수익 극대화와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신용등급 향상과 자본적정성 개선도 기대된다. 신용평가사들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을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기본 요건으로 삼고 있다. 교보증권 측은 "신용등급 향상으로 영업 활성화는 물론 조달비용 절감과 동시에 증권업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자가 완료되면 자본적정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순자본비율(신NCR)은 올 3월 말 420.15%에서 563.64%로 향상된다.

앞서 다른 중소형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도 '1조 클럽' 출사표를 내민 바 있다. 두 증권사의 올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6000억원대로, 3000억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올 초 취임사에서 연내 자기자본 1조원 달성 목표를 공식 선언했다. 김 사장은 "금융투자업의 경쟁력은 자본금의 크기가 결정한다고 할 정도로 자본력이 절대적인 가치가 됐다"면서 "증권사의 업무 영역도 자본금 크기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서병기 IBK투자증권 사장도 '임기 내 자본 1조원 도약'을 천명했다.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면서 고수익 사업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가용자원 확보가 시급하다는 점을 자본 확충의 주된 이유로 들었다. 이를 위해 자체적 수익성 확대와 증자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대형사 위주 시장 재편으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곳들은 업무 환경이 척박해지고 있다"면서 "중소형사들은 증자를 통해 사업 다각화 등을 꾀하며 나름의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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