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맞아?···주요 은행 '거래내역서' 영업점에서만 취급
'비대면 시대' 맞아?···주요 은행 '거래내역서' 영업점에서만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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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웹·앱으로 가능
주요 은행 영업점 통폐합 가속···고객 불편 가중
서울 한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 한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한 직장인 A씨(33). 당시 계약금을 B인터넷전문은행으로 보내고, 액수가 큰 중도금과 잔금은 C시중은행을 통해 치렀다.

10개월 뒤 A씨는 해당 지역 구청으로부터 부동산 거래신고 소명서를 제출하라는 등기를 받았다. 관련 자료를 준비하던 중 '거래에 사용된 통장입출금내역'을 발급해야 했던 A씨는 B인터넷전문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은행직인이 찍힌 서류 처리와 발급을 한꺼번에 마쳤다.

반면, C은행의 경우 직인이 찍힌 공신력 있는 서류를 받으려면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직장인이었던 A씨는 은행 영업시간에 맞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반차를 써야만 했다.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바람'을 타고 비대면 서비스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통장입출금내역발급 등과 같은 기본 서류조차 영업점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발주자인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같은 서류지만, 해당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에서 공공기관 제출용으로 통장입출금내역서를 발급받으려면 해당 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고객은 각 은행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입출금내역서를 조회할 수 있지만, 구청 등 공공기관 제출용 입출금내역서를 발급받기 위해선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지점장 직인을 받아야 한다.

시중 은행들은 고객이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위변조 리스크 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면으로 서류를 발급할 경우 위변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입출금내역서를 비대면으로만 발급하는 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면서도 "개인PC로 서류를 출력할 경우 하단에 디지털화된 은행인장이 찍혀 나가지만 공공기관에서 추가로 지점장 직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직원이 직접 한번 더 확인해 위변조 리스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설명은 궁색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에선 고객이 입출금내역서 발급을 신청하면 '주식회사카카오뱅크' 직인이 찍힌 서류가 발급된다. 고객은 이 서류를 개인PC에서 직접 출력할 수 있고, 서류 발급에 따른 수수료는 예금계좌에서 빠져나간다.

위변조 리스크에 대해서는 보안시스템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해결했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영업점이 없어서 비대면으로 서류를 발급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서류 하단에 바코드를 통해 진위확인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그래서 관공서에 제출도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서류를 놓고도 처리하는 방법이 '천양지차'다보니 고객이 느끼는 서비스 만족도 역시 상반될 수밖에 없다.

A씨는 "구청에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기한은 정해져 있다"며 "안그래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은행 영업시간도 단축돼 이 시간에 맞추려니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디지털·비대면 바람'을 타고 은행의 영업점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어 고객 불편도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고객 입장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1시간 단축된 은행 영업시간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물론 방문할 수 있는 영업점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은행의 통폐합 예정 영업점수는 올해에만 124개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은행에선 해당 서비스를 비대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분야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초기 단계지만 관련 서비스 역시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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