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도체·피크아웃 우려에 '와르르'···7개월 만에 최대 낙폭
코스피, 반도체·피크아웃 우려에 '와르르'···7개월 만에 최대 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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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은 11개월만에 최대
달러 강세 추이에 '촉각'
13일 국내 증시가 장중 8%대 폭락을 기록하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반도체 업황 우려와 경기가 정점에 달한 이후 꺾일수 있다는 이른바 '피크아웃' 리스크가 겹치면서 이번주 코스피가 7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3,060.51에 마감하며 지난 13일(3,171.29) 대비 3.5%(110.78p) 하락했다. 이는 지난 1월 25∼29일 5.2%(164.42p)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 지수는 한 주간 1,040.78에서 967.90으로 7.0% 떨어지며 작년 9월 21∼25일(-9.1%) 급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코스피는 4개월여 만에 3,100선을, 코스닥지수는 2개월 만에 1,000선을 내줬다. 특히 이달 들어 코스피는 14거래일 중 10거래일을 하락세로 마감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반도체의 겨울이 온다’는 리포트에서 "D램 가격이 여전히 상승세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서 상승률은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우려에 반도체 기업 주가는 급락했다.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역시 PC 제조업체의 높은 재고 수준과 PC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올해 4분기 PC용 D램 가격이 최대 5%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와 트렌스포스 보고서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로 주저앉았다. 한주간 증발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만 30조원 안팎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달 5일부터 19일까지 2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연이어 하락세를 이어오며 12만원대였던 주가가 10만원대 초반대로 밀렸다.

이처럼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코스피는 흔들렸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 등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점도 경기에 대한 '피크 아웃' 우려를 낳았다. 최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특히 테이퍼링 우려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9일 연속 순매도는 지난 5월 11~24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외국인이 던지는 물량을 개인들이 받아내고 있는 모습이지만, 증시를 지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이 상승할 때 '긴축'은 증시에 미미한 충격만 주는 반면, 사이클이 하락할 때 긴축은 신흥국 증시에 충격을 준다"며 "달러 강세와 함께 자본 유출(외국인 매도)을 불러오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9배로 이는 펀더멘털(기초여건)의 바닥(Rock-bottom)이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 11.8배를 밑돈다"며 "현 증시 조정이 펀더멘털이 아닌, 심리·수급적 과민 반응에 기초한 극한의 언더슈팅(단기 급락) 성격이 짙다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대비 코스피의 상대 PER은 평균을 하향 이탈한 상황"이라며 "테이퍼링과 통화정책 정상화의 초반부에 달러 강세 가능성은 미국 대비 국내 주식시장의 상대 수익률을 하락시킬 요소지만 상대 PER은 이를 거의 반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촉발된 달러 강세가 꺾일 경우 증시의 매수 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증권가는 달러 강세가 당분가 지속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의 물가상승과 고용지표 호조는 테이퍼링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19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며 다른 통화 대비 달러 선호가 강한 상황이다.

노 연구원은 "테이퍼링 논의가 가속하는 국면에서 (투자자는) 달러 강세를 경계하고 있으며 이는 추세적인 외국인의 귀환을 지연시키는 요소"라며 "외국인의 매도와 지수 하락 속도가 조절될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적인 상승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원일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 방향성이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2019년 이후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앞으로 추가적인 강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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