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입 후 고객 투자 행태 변화·자본시장 큰 변화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되면서 현재 10조원대인 국내 타깃데이트(TDF) 시장은 향후 5년 내 3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WM솔루션운용팀장은 15일 온라인 기자감담회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앞서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주요 선진국에서 연평균 25%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던 선례를 대입한 결과다.
TDF는 고객의 은퇴 시점을 자산배분 의사 결정의 기준으로 삼아, 은퇴 시점이 오래 남아있을 때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키워 공격적인 운용을 하고, 은퇴시점이 다가오면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키워 방어적인 전략으로 전환해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미리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지난 9일, 제도 도입 관련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달 법공포를 거쳐 내년 6월 시행된다.
금융당국과 금투업계에서도 제도 도입에 대해 환영을 표명했다. 금융위원회는 "퇴직연금 운용 관련 시간·관심이 부족하거나 투자결정이 어려운 경우 적립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퇴직연금의 장기수익률이 제고돼 노후 대비 자산형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우리나라도 이번 제도 도입을 통해 퇴직연금에 본격적인 운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금융회사 간 경쟁을 통해 가입자의 수익률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변 팀장은 지난 2006년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미국의 예를 들어 한국 시장 변화 추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고객에게 사전적으로 리스크 수준별 투자 상품 옵션이 주어지고, 고객이 원하는 리스크 수준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면 향후 지속적으로 계좌에 자금이 유입될 때마다 해당 상품으로 자동 투자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고객의 투자 행태가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으로 변화했고,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크게 증가하는 등 자본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현재 10조원 규모인 국내 TDF시장은 5년 사이 3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변 팀장은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미국 TDF 시장은 연 평균 25%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면서 "이를 한국 시장에 대입하면 현재 10조원 규모의 TDF 시장은 향후 5년 내 35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TDF 시장의 두드러진 성장이 전망되면서 한화자산운용도 시장 점유율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개인솔루션본부 등 관련 본부를 신설, 사내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다.
변 팀장은 "주요 고객사들의 디폴트옵션 TDF 라인업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의미있는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화자산운용의 TDF 상품인 '한화 라이프플러스 TDF' 시리즈의 모든 상품이 지난 11월 말 기준 동종 펀드 내에서 연초 이후 수익률 1~3위 안에 안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