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숨통' 트였는데···2금융권 '대출 빙하기' 지속
'대출 숨통' 트였는데···2금융권 '대출 빙하기'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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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대출 여력 생겨···저축銀·상호금융은 '대출 셧다운'
가계대출 총량한도, 내년엔 반토막···"대출 취급 부담요소多"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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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일부 중단됐던 시중은행 대출이 속속 재개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대출 창구엔 여전히 냉기가 가득하다. 상호금융의 대출문이 닫힌 데 이어 저축은행도 사실상 대출여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은행권과 상반된 분위기가 뚜렷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5일부터 가계대출 영업점 신규취급 한도 관리를 해제했다. 당초 연말까지 해당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대출 총량에 여유분이 생기면서 이를 조기 종료한 것이다.

지난 9월 말 중단했던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도 재개했으며, 대출 갈아타기도 허용한다. 이에 따라 대출 가능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전세자금·신용대출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더 낮은 금리의 국민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타행상환조건부 신규대출을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신규 주담대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SC제일은행도 내년 신규 주담대 사전 접수를 받기로 했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지난 8월부터 단계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번에 신규 접수가 재개되는 상품은 금융채 1년·3년·5년물 금리와 연계된 금리 연동 상품이다. 코픽스 연동 상품과 대부분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상품의 판매는 중단 상태가 유지된다.

앞서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지난달 일부 대출을 정상화했다. 연말이 되면서 대출총량에 여유가 생긴 영향으로 주요 시중은행들이 영업 재개 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대출 옥죄기 효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이면서 신규취급이 가능해졌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까지 보름가량 남은 시점이지만, 가계대출 한도에 소폭 여유가 생긴 덕에 그동안 조였던 대출을 재개할 수 있는 것"이라며 "대출을 다시 취급하면서 내년 고강도 대출 규제를 앞두고 가수요가 급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이런 분위기는 상호금융을 포함한 2금융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은행들의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반영된 탓에 대출한도가 예상보다 빨리 소진된 2금융권은 대출문을 닫은 상태다. 대출규제에 따른 여진인 셈이다.

실제 신협은 지난달 30일부터 입주잔금대출을 포함한 신규 주택구입목적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전체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대출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같은 날 새마을금고는 신규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와 모집법인을 통한 주담대도 전면 중단했다.

저축은행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국내 79개 저축은행 중 18곳은 이미 상반기 기준으로 당국의 총량 기준(21.1%)을 넘어섰고, 대형사를 비롯한 나머지 저축은행도 대출문이 거의 닫혔다. 대출 중단까지는 아니나, 심사 과정에서 문턱이 높아졌다는 전언이다.

은행권과 달리 2금융권의 대출 절벽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고 있다는 점,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한도가 올해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점에서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1조원)에 비해 증가폭이 3배 가까이 커졌다. 특히 상호금융이 2조1000억원 늘어 전월(4000억원)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가 낮게 설정될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강화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그나마 당국이 중금리대출을 내년 총량규제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 다행이지만, 뚜렷한 방안이 나올 때까지는 신규 대출 취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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