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 수출 '반토막'···현지 공장 셧다운에 출하대수 17% 급감
현대차, 러 수출 '반토막'···현지 공장 셧다운에 출하대수 17%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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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사진=연합뉴스)<br>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사진=연합뉴스)<br>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지난 2월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수출 물량이 전월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2월 출하대수도 전년 동월 대비 1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영향이 본격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달부터는 부품 수급난 여파로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마저 문을 닫아 현지 판매 실적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15일 현대차 IR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 수출은 2714대로, 1월(4611대) 대비 41.1%(1897대) 줄었다. 지난달 글로벌 수출 실적이 전월보다 2.1% 축소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감소폭이다. 작년 2월(3471대)과 비교해도 21.8%(757대) 감소했다.

같은 기간 HMMR(현대차 러시아생산법인)의 출하대수는 1만7402대로, 전년 동월(2만1004대) 대비 17.1% 감소했다. HMMR 내수 물량은 1만4817대를 기록해 전년 동월 보다 19.3% 줄었고, 수출 물량은 2585대로 1.8% 감소했다. 다만, 1월(1만7649대)에 비교하면 1.4% 줄어든 수준이다. 러시아 공장에선 현대차 쏠라리스, 크레타와 기아 리오 등을 생산한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러시아에 제재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연이어 러시아 수출 물량 선적을 중단했다. 경제 제재가 예상됐던 만큼 현대차 역시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루블화 가치 급락 등이 이어지면서 현지 내수 시장이 위축됐고, 공급망 혼란과 물류대란 여파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현지 공장 생산량도 일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수출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 기아 역시 현대차와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 10여 곳이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거나 현지 공장 가동을 멈췄다. 아직 수출이나 현지 사업을 접지 않은 곳은 현지 최대 자동차 회사 아브토바즈의 대주주(지분 68%)인 르노 뿐이다.

자동차 업계는 앞으로 러시아 현지 생산차질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달 1일부터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 현대차가 4월에도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가동 중단으로 현대차는 최대 월 2만대 수준의 생산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차 러시아공장의 생산량은 23만대 수준이었다. 자동차 조립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이와 연계된 현대모비스의 러시아 모듈·부품 공장을 비롯 현지에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의 생산시설도 가동을 멈춘 상태다.

한편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가 일단 러시아 공장에 배정했던 물량을 인도 공장 등으로 돌려 전체 판매 목표를 맞추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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