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추가 인상" 한은 언급에도···4연속 동결에 힘받는 금리 정점론 (종합)
"전원 추가 인상" 한은 언급에도···4연속 동결에 힘받는 금리 정점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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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금통위, 만장일치 '동결'···최종금리는 3.75%
물가상승률 둔화됐지만···하반기 반등 가능성 높아
2%p 한미금리차, 가계부채 등 불확실성 여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6명 전원이 4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동시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의견을 내비췄다.

둔화된 물가상승률과 경기침체 우려에 사실상 긴축을 종료했지만, 사상 최대치의 한미 금리차와 견조한 근원물가 등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통위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7월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지난 2·4·5월에 이은 4회 연속 동결 결정이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끌어올렸지만, 올해 2월부터 4차례 연속 동결하고 있다. 잇달아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하면서 사실상 금리인상이 종료됐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동결 결정의 핵심 키워드는 물가와 경기다. 특히 지난 6월 국내 물가상승률이 2.7%로, 전월 대비 0.5%포인트(p)나 둔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21년 9월(2.5%) 이후 최저치다.

경기둔화 우려도 동결결정을 지지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5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0.2%p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4%에서 2.3%로 0.1%p 낮췄다.

한은은 하반기 들어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IT경기 부진 완화 등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 진단했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등으로 일부 비은행 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된 점 또한 동결 결정을 지지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동결 결정에도 한은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을 뿐더러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매파적 동결'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모두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추가 인상의 주요 근거 또한 물가다. 물가상승률은 2%대로 떨어졌지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3.5%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인플레이션 또한 3.5%로 유지됐다.

나아가 한은은 물가가 하반기 들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의결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은 8월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중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3.5%)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3.3%)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대최대치를 경신 중인 한미 금리차도 변수다. 현재 양국 금리차가 상단기준 1.75%p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 반영된 이달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94.2%에 달한다. 이달 말 한미 금리차가 2%p까지 벌어지는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미국과의 금리격차가 벌어질수록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환율이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일정 수준까지 한미 금리차를 좁히기 위해 금통위가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총재는 "미 연준이 금리를 몇 번 더 올릴지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9월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근원물가도 목표수준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가계부채 등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금통위의 매파적 기조에도 추가 인상 여지는 낮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취약차주 대출, 유동성 관련 잠재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다"며 "하반기 수출경기 회복으로 경기가 개선돼도, 금융안정과 관련한 위협요인들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긴축 불안은 연장됐지만, 지난해 10~11월에 비해 속도에 대한 우려는 소멸됐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도 대략 예상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 또한 "물가 안정 차원의 고금리 정책 유지 필요성을 감안해도, 경기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점차 부상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부정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 역시 "추가 인상은 한미금리차 보다 환율 변동성 요인이 큰데, 원화의 변동성은 낮아진 데다 무역수지도 흑자 전환했다"며 "연준이 추가 인상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 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낮춘다. 통화정책 시차 등을 고려하면, 한은은 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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