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거대 AI' 하반기 대격돌···'한국형 AI' 패권 누가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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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하반기 '하이퍼클로바X'·'코GPT2.0' 각각 공개
SKT·KT 등 통신업계서도 자체 AI 모델 격돌
초거대 AI 경쟁, 국가 간 패권 다툼으로 이어져···'AI 주권' 지켜야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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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하반기 국내 AI 시장에 격돌이 예상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LG △엔씨소프트 등 6개사가 자체 초거대 AI 공개를 앞두고 있다. 초거대 AI란 일반 AI 시스템과 비교해 규모와 학습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에서 큰 발전을 이룬 모델로, 주로 딥러닝 알고리즘과 강화학습 등의 고급 기술을 사용한다.

우선 네이버는 내달 24일 그간 준비해온 대규모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다. LLM은 텍스트 등 언어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를 제공하는 생성형 AI 모델로, 오픈AI의 챗GPT가 대표적인 서비스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네이버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와 중소 상공인 등을 위한 도구에 적용하고, 오는 10월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B2B(기업 간 기업) 시장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오는 9월 초거대 AI를 활용한 생성형 AI 검색서비스 '큐:'의 베타서비스도 공개한다. 정확한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카카오 역시 한국어에 특화한 초거대 AI '코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코GPT 2.0'을 올해 3분기 중 공개한다.

카카오의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이번 코GPT 2.0이 챗GPT의 GPT-3.5 모델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챗GPT에 대응한 AI 챗봇 서비스 '코챗GPT'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의료영상 기반의 '판독문 초안 생성 서비스'(AI CAD) 등 전문 영역에 특화된 서비스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코GPT 2.0 공개에 앞서 이달 10일 초거대 AI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 2.0'을 공개했다. 칼로 2.0은 약 3억장 규모의 텍스트와 이미지의 데이터 세트를 학습해 사용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이미지를 3초 안에 그려낸다.

통신업계도 초거대 AI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KT는 올해 3분기 말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AI 컴퍼니 전환을 선언하고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을 고도화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21일 AI 사업 설명 기자간담회를 통해 '믿음'을 중심으로 로봇·헬스케어·교육 등 AI 생태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SKT는 에이닷을 활용해 올해 하반기 중 △통화 내용 브리핑 △업무 추천 △대신 받기 등 통신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LG와 엔씨소프트도 초거대 AI 시장 참전을 선언, 하반기 AI 전쟁이 더 격렬해질 전망이다.

LG는 이달 19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초거대 멀티모달 생성형 AI '엑사원(EXAONE 2.0' 버전을 공개했다. LG AI 연구원은 이번 엑사원 2.0과 관련해 '상위1%의 전문가 AI'를 목표로 R&D(연구 개발)를 진행했으며, 전문 지식 데이터의 상당수가 영어로 돼있는 점을 고려해 한국어·영어를 모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도록 이중 언어모델로 이번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원은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에 이번 엑사원 2.0을 활용해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요약하고 상담 내용에 적합한 답변이나 콘텐츠를 제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의 AICC는 하반기 중 정식 출시되며, 내년부터 영어권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NC GPT'라는 이름의 가칭으로 1750억개 규모 파라미터(매개변수)의 초거대 AI를 하반기 중 공개할 계획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고도화된 언어모델을 접목한 '디지털 휴먼'(가상 인간)도 선보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을 사내 언어모델에 우선 적용하고, 연내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구체적 계획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최근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초거대 AI 경쟁이 국가 간 패권 다툼으로 이어지자, 국내에서도 AI 주권 확보를 위해 자체 거대 AI가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글의 '바드', 챗GPT를 등에 업은 MS, 독자적 AI 개발에 나선 애플 등이 세계 시장을 장악해 AI 주권을 잃는다면 국내 생태계의 기술종속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예로 거대 AI 플랫폼이 우리나라에 AI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사용 비용을 일방적으로 올릴 경우, 국내 기업과 이용자들이 손실을 감내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AI 기업들은 초거대 AI를 활용한 서비스 경쟁에 나서면서도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앞에 한국이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 AI랩(Lab) 소장은 "한국은 특수성이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구글에게 잠식당하지 않은 자체 검색엔진 보유국"이라며 "경쟁력 있는 자국어 기반 생성형 AI를 구축하고, 나아가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세제 혜택, 공동투자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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