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문, 일방적 계약 종료는 부당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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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청년유니온, 3일 경기도의회서 프로젝트문 규탄 기자회견
경기청년유니온이 3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의 사회적 책임 이행 및 공동 선언 실천 실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유경현 안전행정위원회 도의원, 서현옥 경제노동위원회 도의원, 장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찬 경기청년유니온 위원장. (사진=경기청년유니온)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경기도 청년세대 노동조합 '경기청년유니온'이 최근 페미니즘(여성주의)을 지향한다는 이유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한 게임사 '프로젝트문'을 규탄하고 게임업계 부당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 시 추가 입법 운동에 나서는 등 노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기청년유니온은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의 사회적 책임 이행 및 공동 선언 실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프로젝트문의 '림버스 컴퍼니' 게임을 즐기는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프로젝트문이 여름 수영복 상품으로 게임 내 여성 캐릭터에 노출이 많은 비키니 대신 해녀복을 입혔다며 항의 행동에 나섰다.

림버스 컴퍼니는 지난 2월 PC·모바일에서 출시된 수집형 전략 게임으로, 팬층이 두터운 전작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인기를 끌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남성 캐릭터가 하의만 걸친 일반적 수영복을 입은 데 반해 여성 캐릭터가 노출이 전무한 해녀복을 입은 것, 일러스트 내 특정 손구호 등이 페미니즘 성향을 가진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의 '남성 혐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남성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이용자들은 게임의 다른 부분을 그린 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지난 2018년 n번방 사건과 관련해 '불법 촬영을 반대한다'는 게시글을 리트윗했다며 수원 소재 프로젝트문 본사에 방문해 해당 창작자를 해고할 것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여름 수영복' 캐릭터의 등장 화면. (사진=림버스 컴퍼니 유튜브 캡처)

이에 김지훈 프로젝트문 대표는 25일 공격·방어 레벨 조정 등 게임 시스템과 관련한 이용자 불만 사항을 수정하겠다는 공지와 함께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와의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회적 논란이 생길 여지가 있는 개인 SNS 계정이 회사와 연관될 가능성을 없애달라고 누누이 부탁드렸다"며 "사내 규칙 위반 발생으로 논란이 된 직원과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경기청년유니온은 "문제가 된 직원은 정규직 직원이었기에, 이는 계약 해지가 아닌 부당해고"라며 "징계 해고는 회사가 지방노동청에 신고한 취업규칙에 따라야 하는데, 취업규칙은 헌법과 법률에 따르고, 헌법에서는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기 때문에 정당한 징계 해고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징계해고는 별도 징계위원회를 열어야 하는데, 프로젝트문의 해고 관련 입장문이 게시된 것은 논란 발생 후 3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며 "이유도 절차도 모두 잘못된 부당해고지만, 법은 멀고 해고는 가까웠다"고 덧붙였다.

게이머들의 반발로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여성 창작자들의 생업이 끊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넥슨은 이용자들의 반발에 '왕자는 필요없다(GIRLS Do Not Need A PRINCE)' 티셔츠를 입고 인증 사진을 올린 김자연 성우를 자사 게임 '클로저스' 성우진에서 퇴출했으며, 이와 유사한 사례가 이후 약 14차례 이어졌다고 경기청년유니온 측은 설명했다.

경기청년유니온은 "청년이 주축을 이루는 게임 업계에서 이른바 '창조 논란'으로 해고되는 노동자와 프리랜서가 더 이상 없도록 본보기를 만들 것"이라며 "프로젝트문은 지금이라도 노동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경기청년유니온은 경기도 측에도 ESG 경영 활성화와 관련한 약속을 이행하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프로젝트문은 전작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 얼리엑세스 출시 당시 데브시스터즈벤처스로부터 약 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데브시스터즈벤처스는 경기도가 약 30억원의 세금을 출자한 경기도콘텐츠진흥원의 넥시드 펀드 3호 운용사이자 무한책임투자자다.

경기청년유니온은 "앞서 경기도지사는 경기청년유니온과 함께 탄소중립과 정의로운 노동 전환을 위한 공동경영실천을 했고, 이 실천에서 ESG 경영 촉진을 약속했다"며 "청년이 경기도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경기도는 지방자치단체로서 시민을 보호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각 경기도 의원들도 참석해 게임업계 부당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유경현 안전행정위원회 도의원은 이번 프로젝트문 본사 방문 이용자들과 관련해 게임회사에 급작스럽게 들이닥치는 사용자로 인한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서현옥 경제노동위원회 도의원은 경기도가 투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유사 사례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경기도 세금이 들어간 펀드 운용사를 선정할 때 ESG 경영 능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주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기도 소재의 근무자가 부당해고를 당했는데, 이는 피해 당사자가 특별한 사람이라 그런 것이 아니다"며 "동료든, 가족이든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노동법과 근로기준법을 올바르게 적용해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문 부당해고 건과 관련해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지난 30일부터 수원 프로젝트문 본사가 위치한 건물 인근에서 "프로젝트문 김지훈 대표는 사상검증 후 부당해고한 노동자에게 사과하고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입사 전 삭제한 SNS 게시글로 직원 사상검증 하는 게 정당한 행위인가" 등의 문구가 담긴 트럭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3일 오후 프로젝트문 본사가 위치한 건물 인근 트럭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도경 기자)
3일 오후 프로젝트문 본사가 위치한 건물 인근 트럭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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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3-08-07 03:42:17
남혐 근로자들에 대한 소비자 권리 확보가 된 기업이 esg 경영을 하는 기업이다

익명 2023-08-03 19:54:02
기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