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해 화두 '제각각'···경제위기 돌파는 '한 목소리'
재계, 새해 화두 '제각각'···경제위기 돌파는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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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개혁·지속성장·고객가치 등 불확실성 극복 위한 담금질
주력 계열사 위기상황 극복 대책 마련···"도약 기회로 바꿀 것"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국내 주요 그룹사 CEO가 저마다 비전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했다. 키워드는 저마다 다르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를 돌파하려는 의지는 모두 같다는 게 재계 반응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2일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성장과 재도약을 다짐했다. 한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초격차 기술에 기반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AI·에코·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 미래 변화 대응력 확보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을 당부하며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며 "리더들은 조직 내 정확한 소통과 격의 없는 건설적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전했다. 또 "자기 주도적 시간 관리로 성과를 창출하는 초일류 기업문화를 구축하자"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은 "회사의 발전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여정에 필요한 첫번째 약속은 준법 실천과 준법 문화 정착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1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도 우리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으로, 옛 한(漢)나라 사상가 동중서(董仲舒)가 무제(武帝)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 회장은 "급변하는 지정학 환경 속에서도 전세계 많은 나라들은 국력과 크기에 상관없이 에너지와 기후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우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낼 것이며 지속 성장하는 공존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그룹이 그린에너지, AI·디지털, 바이오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며 "우리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경기침체 상황 속 수출 호조를 보이며 사실상 우리 경제를 견인했다. 그러나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강조하며 불확실성에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빨리빨리'가 아닌 '미리미리' 준비하는 태도를 토대로 올바른 판단을 적시에 내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그간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그룹의 저력도 언급하며 기업의 건강한 체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고객, 더 나아가 인류와 함께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또 "현대차그룹 조직 자체의 역량을 차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신년사 영상을 전한 구광모 LG 회장은 올해도 '고객가치'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구 회장은 "지난 5년간 고객 가치 혁신을 위해 노력하며 높아진 역량만큼 고객의 눈높이도 높아졌고, 모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 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의 고객 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 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남들과 다르게'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활 문화의 대명사가 되는 가치가 '차별적 고객 가치'라고 정의했다. '차별적 고객 가치'를 만든 사례로 트롬 스타일러와 건조기, 전기차 배터리, 올레드 등을 언급했다. 

수출입화물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메시지 다르지만, 글로벌 위기 대응 '한 목소리'

4대 그룹은 2024년 신년사로 각각 △초격차 기술 통한 경쟁력 강화 △변화와 개혁 △지속가능 성장 △고객가치 등을 강조했다. 화두는 저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 대응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는 게 재계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침체되면서 DS부문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지만, 중국·미국·대만 등 경쟁국가에서 치열하게 쫓아오는 만큼 새로운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SK는 주력 분야인 배터리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배터지 주력 계열사 SK온은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이 유력한 가운데 올해 본격적인 성장과 수익창출을 도모해야 한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자회사들은 그린에너지 관련 투자가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전기차 시장 둔화와 미국·중국의 견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또 미래차 개발을 지속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해야 한다. 

LG는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집중한 전장사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며 수주잔고 70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침체 영향으로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TV가 부진을 맛봤고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역시 일시적인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수출 실적도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자동차 수출 호조와 반도체 시장 회복으로 수출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중국 경기 회복 지연으로 여전히 수출 실적이 저조하다. 

올해 수출 실적과 무역수지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에 더해 실적 회복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해 우리 경제를 제약했던 불안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경제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인들의 높은 열정, 도전과 혁신의 기업가정신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도약의 기회로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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