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戰, 3社의 아킬레스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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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까지 인수의향서 제출…‘합종연횡’ 치열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7~8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산업은행은 22일, 대우조선의 지분 인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27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매각공고를 냈다. 매각대상 지분은 대우조선 지분 9639만주, 50.37%이다. 인수 희망자는 매각작업을 주관하는 산업은행 M&A실을 직접 방문해 인수의향서와 함께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재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내비친 곳은 포스코·한화·GS 등 3곳. 일각에서는 STX나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예기치 못한 인수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매각 건에 최대 1조5000억원까지 투자의사를 밝힌 국민연금 기금을 공동투자자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단, 포스코·한화·GS는 저마다 장점은 내세우고, 단점은 숨기며 자신들이 인수적격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서는 벌써부터 경쟁자들의 약점을 들춰내는 루머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 외국인 주주 설득이 관건
자금 조달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는 포스코의 최대 약점은 철강 대표기업이 조선사를 인수한다는 것. 포스코가 공급하는 조선용 후판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싸 조선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가 대우조선을 보유하게 된다면, 기존 조선업체에게 돌아가는 후판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자연히 조선업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최근 세계 철강업체들이 취하는 경영방향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 철강업체들이 광산회사 인수처럼 원자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추세에 포스코의 대우조선 인수는 최선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외국인 주주와 이사회를 설득해야 한다는 걸림돌도 존재한다. 포스코는 소액주주가 46.76%, 기타주주가 48.93%에 이르는, 이른바 오너(Owner) 없는 회사다. 경쟁사인 한화나 GS에 비해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화, 자금조달이 걸림돌
최근 증권가에서는 “한화가 인수전을 포기한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자금조달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화는 한화건설과 대한생명 상장, 교환사채 발행, 회사채 발행, 보유중인 부동산과 건물의 유동화 등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경기의 저조가 발목을 잡는다. 현재 금융시장에서 BBB+ 이하의 회사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우량기업의 기업공개(IPO)조차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따라 한화의 부동산·건물이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

대한생명 인수에서 보여준 이면계약 등의 편법전례가 이번 인수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화는 대우건설 매각 입찰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보다 더 높은 인수가를 써냈지만 ‘사회적 책임’ 항목 평가에서 큰 감점을 받아 실패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우조선 인수전이 가열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경우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를 포기하고,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로 선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화는 이미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의사를 공식화한 상태다.

■M&A 경험 부족한 GS
GS는 대한통운과 하이마트 등 대형 인수전에서 번번이 실패한 전례가 약점으로 꼽힌다. 경영진의 지나치게 신중한 전략이 자칫 결단력 부족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매각 공고도 GS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GS는 아랍계 등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를 끌어들여 이들에게 20%의 지분을 할당키로 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매각공고에 따르면, 외국인이 대우조선 주식의 10% 이상을 획득할 수 없다. GS칼텍스가 지주회사법상 주식 획득이 어렵고, GS건설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임을 감안하면, 자금조달이 다소 어려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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