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신한 금융사 '엇갈린 행보'
삼성·신한 금융사 '엇갈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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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격경영' vs 신한 '방어경영'
규제완화폭 따라 경쟁구도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최근 삼성계열 금융사들의 공격경영이 금융권에 회자되고 있다. 반면 '은행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신한지주의 경우 그간 공격경영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삼성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 중구 태평로2가에 나란히 위치한 신한은행과 삼성생명 본점  © 서울파이낸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의 금융계열사들의 공격적 행보가 국내 금융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동안 동종업계에서 유일하게 다이렉트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던 삼성화재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다이렉트자보 영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이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보험주들은 일제히 하락하며 '삼성'의 브랜드 밸류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여타 보험사들이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염려하고 있는 반면, 삼성화재는 새로운 채널확보를 통해 업계 1위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증권 역시 증권업계 1위로서의 위상확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시총에서 미래에셋에 잠시 밀리기도 했지만 여타 증권사에 비해 탁월한 리스크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올 상반기 가장 많은 수익을 냈다. 또 지난 7월부터 온라인 주식거래 서비스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고객이 자산에 대한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다양한 수수료 체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선택수수료 서비스'를 전격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선택수수료 서비스'에 대해 여타 증권사들의 일괄적인 수수료 인하방침에 한단계 향상된 제도로 평가하고 있다. 또, 수익성 훼손을 덜하면서도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선진화된 제도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향후 2년간 약 12만명이 새로운 서비스체계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 2004년 업계 최초로 출시한 CMA에 이어 다시 한번 금융 소비자에게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대표 금융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카드 역시 올 상반기에 21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불경기 속에서도 흑자지속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물을 얻어냈다. 삼성카드의 경우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삼성증권과 연계해 CMA 체크카드에 이어 CMA 신용카드 출시를 통해 증권-카드 연계영업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최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업계 상황을 반영해 '멤버십 서비스'라는 새로운 수익사업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멤버십 서비스는 기존 신용카드 부가서비스와 다르게 특정 혜택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회원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이라며 "앞으로 고객 니즈에 따른 다양한 분야로 멤버십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룹역량을 삼성전자에 집중해 왔던 삼성이 최근에는 계열 금융사들에 관심을 쏟자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지주사'로의 전환 가능성을 염두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규제개혁안이 확정될 경우 여러 자회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삼성 측은 지주사 전환 계획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규제 완화'를 단서로 달아놓은 상태여서 향후 금융위의 정책방향에 따라 지주사 관련 입장은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 태평로2가에 삼성생명 사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신한지주의 경우 지난 수년 동안 금융계의 '다크호스'로 급성장하며 은행업계는 물론 금융권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신한지주는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신한카드를 비롯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에서 50%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는 은행부문의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5% 가량 증가하며 '어닝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국내 금융지주는 신한지주를 포함해 우리·하나·한국 정도지만 국민은행과 기업·산업· 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도 지주사 전환을 예고하고 있어 내년부터 은행계 지주사들의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그러나 신한지주는 불안한 국내 경기 및 글로벌 금융시장을 감안해 속도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증자나 손해보험사 등의 인수합병(M&A)도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여러 규제에 묶여 현재로선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향후 정부의 규제완화 폭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삼성금융지주사 출범을 가정할 경우 금융권에서는 보험 및 증권사를 주축으로 한 삼성과 은행 및 카드사를 주축으로 한 신한의 경쟁구도가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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