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이드] '약한영웅' 넷플릭스로 입양 보냈지만···웨이브 '죽지 않아'
[OTT가이드] '약한영웅' 넷플릭스로 입양 보냈지만···웨이브 '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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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인기 드라마 시즌2 끌고 갈 여력 부족
연애·서바이벌 등 효자 예능 등장···"반등 노린다"
'약한영웅 class2' 출연진 단체사진. (사진=넷플릭스)
'약한영웅 class2' 출연진 단체사진. (사진=넷플릭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웨이브가 2022년 11월 공개한 '약한영웅 class1'은 꽤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2021년 11월에 첫 오리지널 드라마인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낸 이후 정확히 1년만에 웨이브를 멱살 잡고 하드캐리 할만한 작품이 등장한 셈이다. 

그동안 웨이브는 지상파 3사가 지분 참여했다는 특징에 걸맞게 공중파 드라마에 투자하는 형태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왔다. 그러나 방송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는 입장에서는 작품 속 표현의 한계가 명확했다. 

'모범택시'와 '검은태양', '오월의 청춘' 등 꽤 성공적인 콘텐츠에 참여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격해지는 OTT 경쟁 속에서는 더 과감한 콘텐츠가 필요했다. 학교폭력과 마약범죄 등을 과감하게 다룬 '약한영웅 class1'은 그런 취지에 부합한 작품이었다. 

웨이브는 '약한영웅 class1'을 계기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이제 티빙, 쿠팡플레이와 해볼만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적어도 '약한영웅 class2'를 넷플릭스에서 제작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지난해 12월 웨이브는 '약한영웅 class2'에 대한 권리를 넷플릭스에 넘겼다.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경영난으로 차기작 제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플랫폼을 이동하게 되는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과거 웨이브는 '모범택시'를 독점 콘텐츠로 공개했으나 '모범택시2'는 쿠팡플레이와 함께 공개했다. 공식적으로 '모범택시'는 웨이브 오리지널로 분류되지만, '모범택시2'는 오리지널이 아니다. 이때부터 웨이브의 경영난은 슬슬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넷플릭스로 향한 '약한영웅 class2'는 지난해 12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현재 제작 중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을 좋아한 시청자들은 더 막강한 자본력으로 돌아온 이야기가 반가울수도 있다. 그러나 집이 너무 가난해서 잘 자란 효자를 남의 집에 입양보내야 하는 웨이브의 심정은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웨이브는 계속 이렇게 가난한 처지에 놓여야 할까? 이러다 아주 가끔 잘 키운 효자가 등장하면 또 남의 집에 입양 보내야 할까? 우선 웨이브는 가성비 콘텐츠를 앞세워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22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올해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지난해 4월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게임2' 제작발표회 모습. (사진=여용준 기자)
지난해 4월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게임2' 제작발표회 모습. (사진=여용준 기자)

지난해 웨이브는 MBC와 '피의 게임2'를 제작해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했다. 전편보다 더 과감한 수위로 제작된 '피의 게임2'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최근 일본에서도 공개됐다. 여기에 '국가수사본부'나 '악인취재기' 등 범죄사건을 다룬 다큐 시리즈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올해 1분기에도 웨이브는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와 '연애남매' 등 서바이벌과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 가입자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웨이브는 지난해 영업적자를 전년 대비 400억원 가량 줄이는데 성공했다. 

웨이브의 이 같은 전략은 OTT 드라마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제작비도 급증하는 만큼 웨이브는 상대적으로 제작비 부담이 적은 리얼리티 예능과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반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웨이브는 '피의 게임3'과 '남의 연애3', 걸그룹 카라의 완전체 여행기 '나만 없어, 카라' 등 리얼리티 예능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철저한 수익성 분석을 통해 수급 및 투자 콘텐츠를 최적화, 경쟁력을 축적해 가면서 올해 안에 월 단위 손익분기점(BEP) 돌파를 통해 지속 성장 가능한 경영환경을 구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의 이 같은 틈새시장 공략은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로 적절해보인다. 다만 지난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인 드라마 '거래'와 '박하경 여행기'를 선보였던 웨이브의 창의력을 보기 어려워진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한편 웨이브는 2022년 '젠틀맨' 이후 지난해 '용감한 시민'과 올해 '데드맨'까지 총 3편의 자체 제작 영화를 공개했다. 다만 극장 개봉 당시 3편 모두 3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하면서 사실상 영화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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