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해외진출 박차…왜?
하나금융, 해외진출 박차…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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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성장 한계…'선택 아닌 필수'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하나금융지주의 해외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동북 3성에 기반확보를 위해 지린은행의 지분 19.67%를 확보한 바 있는 하나금융은 이번엔 미국 4위 투자은행(IB)인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측은 3일 해명자료를 통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민간금융회사이다. 우리금융 역시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부 소유 은행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IB 인수의 경우 정부 산하 기관의 과도한 부담을 안는 주체가 돼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은 산은 뿐 아니라 우리금융에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역시 리먼 인수에 대해 "효과를 장담할 수 없으며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리먼의 추가부실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의 컨소시엄에 참여 가능성이 언급되는 데는 국내시장에서는 더이상 성장 가능성이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해석된다. 특히 이달 말 국민은행까지 지주사 전환을 예고하고 있어 은행에 이어 금융지주사 구도에서도 4위로 밀려나게 됐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6월말 기준 총자산은 161조원으로 우리금융(318조원), 신한지주(304조원)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가총액 역시 3일 현재 7조 6천억원으로 신한지주(18조5천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내년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은 은행부문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어 향후 국내 빅3 진입 가능성마저 희박한 실정이다.

하나금융은 올 초 MB정부가 들어서면서 수혜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했으나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의 민영화 일정도 상당기간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기존 하나금융측이 밝혀왔던 공격적인 M&A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국내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 하나금융의 공격적인 해외진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하나금융의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 2일 하나금융 주가는 2.63% 하락한데 이어 3일 11시 30분 현재 3%대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역시 "국내 은행들의 해외 IB 인수로 금융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만큼 안정장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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