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밸류업 훈풍에 1분기 실적 '청신호'···PF 우려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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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론 등 사업성 없는 PF에 충당금 100%···쉽지 않은 한 해 될 것"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힘입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리스크로 인한 우려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증권사 5곳(한국금융지주·NH·미래에셋·키움·삼성·대신증권)의 영업이익 총합은 1조1600억원, 순이익 총합은 8602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4분기 23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반 브로커리지 지표의 양호한 흐름세가 지속되며, 3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2조7000억원으로 2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IB부문에서 채권발행시장(DCM)은 연내 금리 하락 기대감으로 일반채, 여신전문금융채권 등 모든 부문에서 발행이 증가함에 따라 전분기 대비 76.4%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1분기 IB 부문 중 부동산PF 관련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전통 IB부문은 양호한 흐름세를 시현하고 있다"며 "주식발행시장(ECM)은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DS단석 등 전분기 대규모 기업공개(IPO) 영향으로 45.6% 감소했지만, DCM은 연내 금리 하락 기대감으로 일반채, 여신전문금융채권 등 모든 부문에서 발행이 증가함에 따라 전분기 대비 76.4%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저조했던 거래대금이 올해 초 밸류업 프로그램, 금리 인하 기대 등 다양한 이벤트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연일 2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외화 거래대금도 다시 증가하며 브로커리지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금리가 본격적으로 인하되기 전까지 국내 부동산PF 및 해외부동산 관련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부동산PF 충당금 적립이나 해외 부동산 관련 이슈 등이 증권사 실적에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 실적이 둔화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앞서 올해 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PF부실을 속도감 있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본PF 전환이 장기간 안되는 브릿지론 등 사업성 없는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작년 말 결산 시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조속히 매각·정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선제적으로 지난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상태"라면서도 "그러나 예상 손실 100%를 인식하게 되면, 올 1분기부터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증권사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당금이 추가로 인식하게 되면 지난해처럼 실적이 둔화될 수도 있다"며 "부동산PF 이슈가 남아 있는 만큼, 올해도 증권사에게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국내 부동산PF 부실위험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부담은 증권사 수익성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2023년 해외 부동산 관련 부담이 높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손실을 크게 인식했지만, 현재 부정적인 해외 부동산 시장상황을 고려할 경우 추가적인 손실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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