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직원 횡령액도 안되는···"환경 지원" 말로만 ESG
은행 직원 횡령액도 안되는···"환경 지원" 말로만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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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회공헌 금액 늘어도 환경·문화예술 매년 감소세
지난해 은행권 전체 환경 112억원, 전체 0.7% 비중 그쳐
당국 압박에 지난해 시중銀 사회공헌활동 전년비 32%↑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은행들의 문화예술 지원, 환경 부문의 사회공헌 활동은 매년 쪼글아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은행의 직원이 800억원 횡령(두건) 한 것에도 크게 못미친다. 

14일 본지가 은행연합회 등 공개자료를 들여다 본 결과, 지난해 은행들은 사회공헌 활동에 전년보다 32% 증가한 1조6000억원 넘게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대 금액이지만 부문별로 들여다 보면 환경, 메세나(문화예술) 등 분야에서는 오히려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전체 금액이 늘어난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상생금융과 포용금융에 적극 나서는 제스처를 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이자 장사'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던 은행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늘렸기 때문이다.

분야별로 보면 △지역사회·공익 분야 1조121억원 (비중 61.9%) △서민금융 4601억원  (28.1%) △학술·교육 765억원(4.7%) △메세나(문화·예술·체육) 635억원(3.9%) △환경 112억원(0.7%) 등 순이었다.

문제는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규모 확대가 지역사회·공익 분야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지역사회·공익분야는 전체의 61.9%를 차지하며 1년 전(58.2%)보다 3.7%p 늘었고, 금액도 7210억원에서 1조121억원으로 3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민금융(-0.9%p) △학술·교육(-1%p) △메세나(-0.8%p) △환경(-0.9%p) 등은 모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

특히 메세나와 환경 부문은 절대적인 금액 자체도 줄었다.

은행권이 메세나 분야에 지출한 사회공헌금액은 △2019년 869억원 △2020년 661억원 △2021년 738억원 △2022년 582억원 △2023년 635억원 등 감소 내지 비등한 수준 유지에 그쳤다.

특히 9년전 2014년 메세나 분야 지원 규모는 718억원으로 최근 지원액보다 더 많았다. 9년 동안의 물가 상승과 은행 순이익 증가를 감안했을 때, 현재 은행권의 메세나 분야에 대한 공헌 정도는 매우 미미하다.

전체 사회공헌활동 중 비중도 월등히 감소했다. 2016년에는 17.5%에 달했지만, 2019년 7.7%로 하락한 뒤 △2020년 6.1% △2021년 7.0% △2022년 4.7% △2023년 3.9% 등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세계적으로 중시되고 있는 환경 부문도 마찬가지다. △2019년 137억원(1.2%) △2020년 47억원(0.4%) △2021년 68억원(0.6%) △2022년 196억원(1.6%) △2023년 112억원(0.7%) 등 전체 사회공헌활동의 증가에도 불가하고, 환경 분야에 대한 은행권 지원은 뚜렷하게 늘어나고 있지 않다.

이에 은행권의 사회공헌 항목 중 메세나, 환경 등의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환원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상생금융에 따라 올해는 작년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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