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불참…대우조선 인수전 ‘판도변화’
국민연금 불참…대우조선 인수전 ‘판도변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무원·사학연금도 불참…주가 연중최저치 기록
한화, FI로 하나·외환銀 영입…강성 노조위원장 선출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유력한 재무적 투자자(FI)로 거론되던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인수전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한화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였다. 대우조선 노조는 강성으로 알려진 최창식 후보를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 여전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은 결국, 국민연금의 인수전 불참을 이끌어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일 개최키로 했던 대체투자위원회 전체회의를 취소했다. 당초 지난달 30일 열리기로 했던 회의를 이틀 연기했지만, 끝내 열리지 못한 것. 관련업계에서는 사실상 국민연금의 인수전 불참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불참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투자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발을 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이 수익률 부진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악화로 대우조선 인수 이후에도 수익률 보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도 인수전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단체는 투자환경의 변화와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사학연금은 포스코와 한화로부터 FI 참가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 인수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의 인수전 불참 소식이 전해진 2일, 대우조선의 종가는 연중 최저치인 2만615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연중 최고점인 6만5000원에서 59.8%가 빠진 금액이다.

■한화, 농협도 접촉
같은 날 한화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FI로 참가시키는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자금조달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로써 주요 금융기관 중 아직 FI 참가를 결정하지 않은 곳은 농협·우리은행·국민은행 등으로 줄었다. 신한은행은 포스코의 컨소시엄에 참여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의 본 입찰이 오는 13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차일피일 결정을 미뤄왔던 이들 금융기관들도 조만간 입장정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한화가 농협과도 막판 조율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는 입찰 초기부터 줄기차게 농협에 러브콜을 보내왔었다.

경쟁사들의 주판일 튀기기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과 국내 금융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했던 포스코와 한화의 득실계산이 치열하다.
 
포스코의 경우 국민 연금 내부심사 초반 1위를 지켰지만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심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불참 선언이 도리어 득이 된 것.
 
한화는 국민연금을 내편으로 끌어들이진 못했지만, 다른 편으로 가는 것도 막은 셈이 됐기 때문에 크게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다.
 
GS는 처음부터 국민연금이나 국내 금융권과의 협조 없이 중동계 투자자만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어서 이번 판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적을 전망이다.

한편,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2일 결선투표를 통해 대우조선 노조민주화 추진위원회 소속의 최창식 후보를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최 당선자가 소속된 노조민주화 추진위는 대우조선 노조 내부 조직 중에서도 가장 강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민주화 추친위는 매각 작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현재 진행되는 매각작업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장 실사 당시 동종업체인 현대중공업의 참여를 막은 바 있다.

<저작권자 ⓒ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서울파이낸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