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전 숨 고르기···오아시스·컬리 '내실강화·신사업'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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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현금창출력 기반 유동성 확보···컬리멤버스·컬리나우 등 투자 단행
오아시스, 차별화된 IT 유통 시스템 투자·무차입 경영기조 흑자 유지
컬리 김포물류센터 외관(위), 오아시스 본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새벽배송 전문기업 컬리, 오아시스가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이후 재도전을 위한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고비용 저효율 구조인 새벽배송 시장에서 내실을 다지는 한편,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단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2021년부터 IPO를 추진했으나 지난해 1월 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오아시스마켓 역시 같은해 2월 코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이들 기업들이 IPO를 철수 한 데는 글로벌 대내외 경제 악화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컬리·오아시스가 상장 철회가 아니라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을 염두에 두고 상장을 연기한 만큼 실적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컬리와 오아시스의 주 사업인 새벽 배송은 고비용 투자가 선행돼 수익성을 내기 만만치 않은 구조다. 새벽 배송은 사업 특성상 야간 근무가 필수다 보니 높은 인건비가 발생하고 신선 식품 유통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 냉동 물류 창고와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이 필수기 떄문이다.

실제로 컬리의 지난 4년간 영업손실 △2019년 1012억원 △2020년 1162억원  △2021년 2177억원 △2022년 2334억원 △2023년 1436억원에 달한다.

컬리는 흑자 전환을 위해 배송 효율성 개선과 비용 절감 노력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김포 물류 센터 대비 약 15 ~ 20% 효율이 떨어졌던 송파물류센터의 클로징과 자동화 프로세스 설비를 갖춘 창원, 평택 센터의 개점으로 컬리 전체 물류 시설의 주문처리 능력은 향상됐다. 올해 상반기 판관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5.5%p 개선됐으며 포장비는 1년 새 19% 줄였다. 퀄리티는 유지하면서도 원가경쟁력 있는 부자재를 사용한 것과 절기에 맞춘 최적의 포장법을 연구해 적용한 결과다. 그 결과 컬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컬리의 현금과 금융자산 등 현금성자산은 2228억원이다. 

컬리는 올해 2분기 기준 영업 손실은 390억원 개선된 83억원을 기록했다.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으로는 12억원으로 1년 새 394억원 개선됐다. 물류비와 고정비 효율화 등을 통한 손익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이 토대가 됐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해 목표로 수익성 극대화 전략보다는 현금흐름상의 손익분기점을 유지하는 동시에 유입된 현금은 성장을 위한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예고했다"며 "이번 상반기 조정 EBITDA 흑자와 영업손실 개선, 투자 활동 강화 등은 컬리가 자체적인 성장 로드맵을 잘 이행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오아시스의 경우 최근 5년간 영업이익이 △2019년 9억원 △2020년 97억원 △2021년 57억원으로 △2022년 48억원 △2023년 127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아시스가 흑자를 낼 수 있는 것은 차별화된 IT 유통 시스템과 경영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오아시스는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지원으로 개발한 물류 IT시스템 오아시스루트(OASiS ROUTE)를 통해 2021년 상반기 3개의 특허를 취득했다. 오아시스마켓 매장은 주택가이면서 교통이 발달한 청담, 압구정, 반포, 양재 등 고급 주택가 인근에 매장을 유치한 점도 장점이다.  

오아시스의 경우 상장 전 무차입 경영 기조를 내세우며  흑자 기조를 유지하려는 모양새다. 앞서 일각에서는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려 기업 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해석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적자를 기록 중인 11번가를 인수하면 오아시스가 적자기업이 될 수 있는 데다가 이전과 다른 특례상장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에 인공지능(AI) 무인결제시스템을 시범도입, 상용화해 향후 무인결제기기 B2B(기업간거래) 서비스 등도 새롭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 급식업, 외식업 등 신사업도 중장기적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

오아시스의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87% 급증한 135억원을, 매출액은 13% 증가한 259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유동비율이 299%로 올해 6월 말 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은 1300억원에 달한 반면,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상품 대금은 248억원에 불과하다.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역시 전반기 대비 42% 성장한 18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컬리와 오아시스가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위를 점하려면 상장 전 몸값을 제대로 높이기 위해 외형 성장에도 나서야 한다는 평가다. 실제 컬리와 오아시스 모두  차별화된 IT 유통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컬리는 고물가와 소비 위축, 경기침체 등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 컬리멤버스 혜택 강화, 퀵커머스 컬리나우 출시, 컬세권(컬리 역세권) 지역 확장 등이 대표적인 투자 사례다. 올해 6월 출시한 컬리나우 1호 DMC점에 이어 이달 10월 2호인 도곡점을 개점해 운영 중이다. 올해 1분기에는 경주와 포항 지역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는 여수, 순천, 광양(여순광)까지 확장했다. 

8월에 광주광역시에 샛별배송을 시작한 이후 9월에는 경남 진주에도 샛별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충청과 영남, 호남 등으로 컬세권을 확장한 컬리는 지난 7월 하루배송 서비스를 제주도까지 넓혔다. 제주의 경우 서비스 공개 이후 3일 연속 밤 11시 주문 시작과 동시에 조기 마감이 이뤄졌고, 현재는 물량을 두 배로 늘렸다.

오아시스는 40억원의 투자비로 완성한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는 2022년 7월 가동을 시작했다. 기존에 운영 중인 성남 스마트 통합 물류센터의 하루 배송 가능 물량(케파)은 7만건, 의왕 센터의 1일 배송 가능 물량은 약 30만건에 달한다. 전략적 투자자(SI)이자 사업 파트너인 이랜드리테일의 새벽배송 물류를 대행하고 있다. 향후 의왕 센터 입점사들과 온라인 식품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오아시스의 흑자기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오아시스루트 물류시스템을 활용한 현장 업무 효율화를 꼽을 수 있다"며 "오아시스는 온라인 사업 초기부터 물류센터 현장직을 직고용해 오아시스루트 물류시스템을 교육해 1인당 집품·포장 소화 건수가 2020년 사업 초기 대비 70% 이상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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