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계열사 사장들은 교체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연말 사장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이달 사장 인사를, 다음 달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수익성 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주력 계열사 사장들은 대부분 내년에도 현재 자리를 지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통하는 현대차·기아는 올 1~3분기 합산 매출 208조9080억원, 영업이익 21조3681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수치다. 양사의 1~3분기 합산 매출이 200조원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그룹 영업이익(19조30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섰을 뿐 아니라 테슬라(7조6000억원)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결과를 거둔 것이다.
이 같은 성과에 따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유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 장 사장은 그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현대차를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결과적으로 올 초 열린 제56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돼 임기도 오는 2027년으로 연장됐다. 장 사장은 지난달 현대차인도법인 기업공개(IPO)도 성공적으로 치러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장 사장과 마찬가지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으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송 사장이 2022년 3월 이미 한 차례 임기를 연장한 만큼,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교체될 수도 있다고 본다. 송 사장과 같은 시기에 임기가 끝나는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의 경우 지난해 12월 취임했다는 점, 취임 이후 실적을 개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올 1~3분기 영업이익은 2조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이 사장은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 공급 확대와 원가 절감 등으로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부품 계열사 사장들은 교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2019년부터 현대트랜시스를 견인한 여수동 사장은 최근 노사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임단협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에 노조가 정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상황을 초래하는가 하면, 생산 차질로 소형차 코나를 만드는 울산1공장이 멈춰 서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여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2021년 현대위아 사장에 오른 정재욱 사장 교체 가능성도 있다. 실적 감소가 배경으로, 올 1~3분기 매출은 6조4758억원, 영업이익은 181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5%, 1.4% 줄어든 수치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 완화와 함께 열관리 모멘텀 강화, 하이브리드차 파워트레인 물량 확대, 기계 사업 매각 통한 실적 안정화 등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 예상됨에 따라 유임할 수도 있다. 임기도 2027년까지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계열사 사장들은 성과주의에 기반해 대부분 유임될 전망"이라면서 "내달로 예정된 임원 인사는 수소,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실력 있는 인재를 중심으로 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