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 인수관련 동양그룹서 대가성 뇌물 1만달러 수수 혐의
[서울파이낸스 박용수 기자] <pen@seoulfn.com> 한때 산업은행 총재 물망에 올랐던 이윤우 대우증권 이사회 의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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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장의 혐의는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기업인수합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수사에 착수한 부산지검 특수부는 올 7월 추연우 동양메이저 대표이사를 배임혐의로 구속한데 이어, 지난달 3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소환해 불구속 기소 처리했다.
검찰수사로 드러난 이 의장의 혐의는 2005년 당시 동양메이저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동양그룹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해주고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동양메이저는 부채비율만 1430%에 달해 기업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해 12월 산업은행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회생할 수 있었다. 당시 산업은행은 시장에서 소화하기 힘든 동양메이저의 1000억원대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게 되는데, 이로써 2006년 1월 동양메이저의 부채비율은 800%대로 떨어졌고, 생존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의장이 모종의 역할을 수행했고, 그 대가로 동양측으로부터 미화 1만달러를 받았다는 것이 검찰측 판단이다. 당시 산업은행은 전환사채 인수를 위한 심의위원회가 마련돼 있지만 독립적인 기관이 아니어서 심사과정에서 외부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의장이 심의위원회에 직간접적으로 입김을 행사해 동양메이저의 전환사채를 인수토록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정황은 또 다른 산은의 고위 간부가 동양측으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됨에 따라 실제상황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A 전 산업은행 이사는 동양메이저로부터 약 3000만원어치 상품권을 받아 뇌물수수혐의 불구속 기소됐다. A이사에게 상품권을 건넨 동양메이저측 인사는 이 의장에게도 1만달러를 건넨 인물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현재 동양메이저 공동대표 5인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윤우 의장은 지난 6월 산업은행 총재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금융계 인사로 정치권 인사들과도 폭넓은 인적 네티워크를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은 지난 1972년 산업은행에 입행해, 2003년 부총재까지 올랐다. 지난 2007년 5월 산업은행을 퇴사한 이 의장은 산은 자회사인 대우증권 이사회 의장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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