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완성차 업계가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수요가 둔화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신차 효과에 힘입어 전년 대비 80% 이상 늘어난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개사 합산 내수 판매 대수는 135만6706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퍼센트(%) 감소한 수치다. 업체별로 현대차는 7.5% 줄어든 70만5010대를 판매했다. 경형상용차와 제네시스를 제외한 승용차·여가용차·대형상용차 판매가 모두 감소한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경형상용차 판매는 19.0% 줄어든 11만1373대에 그치며 전체 판매를 끌어 내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이동수단인 경형상용차 수요가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아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4.2% 감소한 54만10대를 판매했다. 여가용차를 뺀 승용차·경형상용차·대형상용차 판매가 모두 줄어든 것이 배경이다. 이 가운데 경형상용차는 35.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수요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25.7% 줄어든 4만7046대를 판매했다. 주력 차량인 토레스 판매가 62.3% 급감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같은 기간 80.6% 이상 성장한 3만9816대를 거두는 기록을 세웠다. 영업일 기준 75일만에 2만2034대를 판매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가 실적을 이끈 덕이다. 르노코리아 측은 "그랑 콜레오스를 앞세워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해 내수 시장 최하위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판매 대수는 2만4824대로 전년 대비 35.9% 감소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비롯한 전 차량 판매 대수가 줄었다. 픽업트럭 콜로라도 판매 대수는 77.9%나 급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서울서비스센터를 개소하는 등 고객 경험을 강화한 만큼, 내수 판매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