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향 K4 12만대 생산, SCM 다듬어 부담↓"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두고 미국 시장을 겨냥한 차량들을 양산 중인 기아는 이번 조치로 잠시나마 수출 차질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불확실성 확산을 막기 위한 전략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부과하려던 25퍼센트(%) 추가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배경에 대해 "셰인바움 대통령이 마약 밀매 및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멕시코 북부 국경 지역에 국가방위대 1만여명을 배치하기로 했다"면서 "양국 간 긴장 완화와 협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산 제품 25% 추가 관세 유예 결정에 따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소재 공장에서 미국향 준중형 세단 K4를 생산 중인 기아는 부담을 덜게 됐다.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면 기아뿐 아니라 현대차그룹 전체가 생산 재배치 및 가격 조정 등 난관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미국 내 생산 확대 추진 등 전략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추가 관세 부과 등 정책 변화는 누구나 예상한 시나리오였다"면서 "멕시코산 제품 25% 추가 관세 부과도 그중 하나로 예측이 어려운 변수의 변동성 확대는 산업 또는 기업 미래에 대한 가시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이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데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다행인 점은 멕시코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제네럴모터스(GM), 토요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고, 지역 다양화로 볼륨 다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생산방식 혁신 및 공급망 효율화, 가격 및 제품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 중인 만큼 정책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아 관계자는 "현재 누에보레온주 공장에서 생산 중인 미국향 K4는 약 12만대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익스포져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향후 또 다시 제재가 가해질 경우 멕시코에서 캐나다로의 선적을 추가적으로 진행하거나 공급망관리(SCM)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다듬어 부담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생산지 조정, 가격 인상을 통한 회수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