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전기차 한파에 K-배터리 3사 동반 적자 기록
길어지는 전기차 한파에 K-배터리 3사 동반 적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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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배터리 3사의 합산 영업손실 5133억원에 달해
정부, 34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 조성으로 지원에 나서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장기화로 배터리 업계가 지난해 4분기 첫 동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업계는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 4분기 동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배터리 3사의 합산 영업손실은 5133억원에 달한다.

◇ 펀더멘털 경쟁력 강화 나선 LG에너지솔루션 =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4.1%, 73.4%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변동성 선제적 대응, 펀더멘털 경쟁력 강화 등 장∙단기 중점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시장 대응에 나섰다. 생산능력(CAPA) 확대는 보수적인 예측에 기반해 유연하게 조절하고 생산시설 투자(CAPEX) 또한 필수적인 투자 외 시급성이 낮은 투자의 집행 시기는 이연시켜 재무 건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이 이달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 메시지를 통해 "'리벨런싱'과 '펀더멘탈(기초체력)' 활동에 더욱 집중해 수익성에서도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다져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 기술 경쟁력 강화 나선 삼성SDI =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7545억원, 영업손실 2567억원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6조 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2.6%, 76.5% 감소했다.

다만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는 미국 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SDI는 올해 기술 경쟁력 강화, 사업 체질 개선이라는 핵심 전략을 통해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올해 신년 메시지를 통해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근본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는 '기술력' 중심의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며 "미래 기술력 확보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기술이 희망이다"고 강조했다.

◇ '3조5000억원' 역대급 투자로 내실 다지는 SK온 = 지난해 3분기 출범 12분기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SK온은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598억, 영업 손실 311억원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SK온은 지난해 11월 1월 부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합병이 완료되며 실제 SK온의 실적과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조5987억원, 영업손실 359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판매 물량 증대로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지만, 재고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주요 고객들의 전년 대비 전기차(EV) 판매 증가 예상과 핵심 시장인 북미 현지 생산량·판매량 증가를 중심으로 1분기 저점 이후 점진적 회복을 통해 연간 매출 순익은 지난해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배터리 부문에는 약 3조5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장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배터리 사들이 올해도 경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정부는 34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조성해 배터리·바이오 등 첨단 산업 지원에 나선다. 관련 법률 개정안은 3월 국회와 협의할 예정으로, 법안이 통과된다면 실적 악화를 겪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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