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수입차에 부과하는 관세가 25%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입차 관세는 25% 정도 될 것"이라며 "오는 4월 2일 관련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4월 2일은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이 미국향 수입품에 대한 관세 적용 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다음 날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 부과를 공식화할 경우 국내 완성차 산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4400만달러(약 50조3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 전체 자동차 수출액의 49.1%를 차지한다.
업계는 양국이 그간 자유무역협정(FTA)을 근거로 상호 관세를 물리지 않았으나, 이로 인한 무역 불균형 야기로 트럼프발 관세 폭풍을 피해가기 힘들 수 있다고 내다본다. 미국 상무부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미국산 자동차는 21억달러(약 3조원)에 불과했다.
4월 관세 부과 조치가 현실화하면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철강, 배터리 등 관련 산업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은 한국 전체 수출에서 10.4%를 차지하며 반도체(20.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의 여지도 남겨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기업들에게는 관세를 면제할 기회를 주고 싶다"며 "이들에게는 일정한 시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향후 국내 완성차 업계 및 정부의 대응 전략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미 수출을 주도하며 현지 시장 판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생산 시설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는 등 전략을 강화해 관세 부과를 피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구체적인 관세 부과 내용이 발표되면, 이에 따른 대응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