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관과 협력해 보안대책 마련"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KAIST 연구진이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이 개인정보 수집 및 피싱 공격 등에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KAIST는 신승원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 김재철AI대학원 이기민 교수 공동연구팀이 실제 사용 환경에서 LLM이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현재 오픈AI, 구글 AI는 LLM 서비스가 사이버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기법을 자체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의 실험 결과 이러한 방어 기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우회해 악의적인 사이버 공격을 수행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기존의 공격자들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공격을 수행했던 것과는 달리 LLM 에이전트는 이를 평균 5~20초 내에 30~60원 수준의 비용으로 개인정보 탈취 등이 자동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위협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LLM 에이전트는 목표 대상의 개인정보를 최대 95.9%의 정확도로 수집할 수 있었다. 또 저명한 교수를 사칭한 허위 게시글 생성 실험에서는 최대 93.9%의 게시글이 진짜로 인식됐다.
피해자의 이메일 주소만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최적화된 정교한 피싱 이메일을 생성할 수 있었으며 실험 참가자들이 이러한 피싱 이메일 내의 링크를 클릭할 확률이 46.67%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1 저자인 김한나 연구원은 "LLM에게 주어지는 능력이 많아질수록 사이버 공격의 위협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LLM 에이전트의 능력을 고려한 확장 가능한 보안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승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보 보안 및 AI 정책 개선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연구팀은 LLM 서비스 제공업체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보안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김한나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컴퓨터 보안 분야의 최고 학회 중 하나인 국제 학술대회 '유즈닉스 시큐리티 심포지움(USENIX Security Symposium) 2025'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광주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