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망 사용료는 디지털 무역 장벽"···한-미 통상 마찰 불씨 되나
美 "망 사용료는 디지털 무역 장벽"···한-미 통상 마찰 불씨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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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대가 의무화, 국내 ISP-해외 CP 간 불공정 거래 유발"
업계 "법안, 국내외 기업 차별 없어···통상 마찰 영향 미미할 것"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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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내스 이도경 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 국회의 망 이용대가(사용료) 의무화 법안 제정 움직임을 대표적인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지목하면서, 해당 법안이 한미 통상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망 이용대가 의무화 법안이 해외 기업에 대한 편향적 규제를 포함하지 않아 무역 장벽으로 보기 어렵고, 실제 통상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일 발표한 '2025년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USTR NTE Report 2025)'에서 △망 이용대가 의무화 △플랫폼 독과점 규제 △위치 기반 데이터 반출 제한 등을 '불공정한 무역 장벽'으로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2021년부터 외국 CP(콘텐츠 제공 사업자)가 한국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에게 네트워크 사용료를 납부하도록 하는 법안이 다수 발의됐다"며 "일부 한국 ISP가 CP 역할도 수행하는 만큼, 미국 CP가 납부하는 수수료가 한국 경쟁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러한 의무화는 ISP 3사의 과점을 더욱 강화하여 콘텐츠 산업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반(反)경쟁적"이라며 "미국 정부는 2024년에도 한국 정부에 이 문제를 수차례 제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는 현재 망 이용대가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21대 국회에서는 총 8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며, 22대 국회에서도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과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망 이용계약 공정화법'을, 이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망 무임승차 방지법'을 발의한 상태다. 해당 법안들은 대형 CP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자사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ISP와 망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USTR NTE Report 2025 발췌 (사진=USTR NTE Report)
USTR NTE Report 2025 발췌 (사진=USTR NTE Report)

USTR의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한미 간 통상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기존 발표된 내용과 큰 차이가 없으며, 망 이용대가 의무화 법안이 무역 장벽의 핵심 요소인 '국내외 기업 간 형평성'을 해치지 않는 만큼 실제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0년 국내에서 시행된 'CP 서비스 안정화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구글 갑질 방지법' 역시 USTR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법안이 국내외 기업 간 차별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된 후 보고서에서 삭제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USTR 보고서가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보호주의 기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지만, 내용 자체는 수년째 반복되는 주장에 불과하다"며 "미국 기업들의 불만을 수렴해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과 달리,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은 사적 계약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특히, 법인 간 계약에서 차별적 조건을 부과하거나 정당한 대가 지급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사후 규제 방식이므로, 실제 통상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USTR의 주장에 반박하며, 망 이용대가 의무화 법안이 도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망 이용계약 공정화법을 발의한 이해민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법안은 시장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범"이라며 "USTR은 국내 논의 중인 법안들이 해외 CP에게만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네이버, 카카오뿐만 아니라 메타, 디즈니플러스 등 다수의 CP들이 이미 다양한 형태로 망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미국 내에서도 AT&T, 버라이즌, 컴캐스트 등의 ISP가 자국 CP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관련 논의가 미국 기업들에게만 불이익을 준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빌미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정당한 망 이용대가 지불은 글로벌 기준에서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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