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활황장세 `사상누각'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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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7일 국내 증시가 최근 외환위기 직후와 비슷한 활황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반은 매우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위원은 `유동성 증시 여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3월부터 시작된 주가 상승세는 1998년 3분기 이후 1년 이상 주가가 급등했던 `환란 후 장세'와 유사하지만 지속 가능 여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국내 주가는 3월 중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미국 다우존스지수나 일본 니케이지수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며 코스피지수는 약 40%, 코스닥지수는 약 53%씩 올랐다.

이는 풍부한 유동성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두 지수가 6월과 9월에 저점을 찍고 이듬해 12월까지 214%와 303%씩 상승했던 1998년 하반기의 장세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그러나 상승세가 1년 이상 지속됐던 1998년과 최근의 상승세는 여러가지 면에서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1998년에서 2000년 사이 미국과 유럽 지역이 매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함에 따라 우리 경제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V'자형 경기회복을 이뤄냈지만 이번에는 미국, EU, 일본 등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외환위기 직후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기업 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기업 연체율도 감소 추세를 나타낸 반면 최근에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실채권 비율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가계 부채, 북한 핵문제 등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제한하는 요소들이 증시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위원은 "기업의 자금수요가 줄면서 부동화한 시중 유동성이 단기자금 시장이나 부동산 등으로 쏠리고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감소할 경우 상승세를 장담할 수 없다"며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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