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해외매각 은행 대주주 입김 세진다
<초점>해외매각 은행 대주주 입김 세진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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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제일, 한미 등 사외이사 비중 50%넘어
금융기관 공공성 간과 우려 VS 경영투명성 제고

그간 관치금융으로 고생하던 시중은행들이 민영화 차원에서 추진된 해외매각을 계기로 이제는 외치에 시달리고 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국계 펀드 등에 매각된 외환, 제일, 한미 등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에는 주요사안에 대한 의결권을 지닌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수가 대주주측 인사로 구성돼 사실상 외국계 대주주가 이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론스타에 매각된 외환은행의 경우에는 론스타 인사 5명와 수출입은행, 한국은행, 코메르츠에서 각 한명씩 총 8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대주주측 인사들로만 구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제일은행 또한 리차드 블럼, 데이비드 본더만 뉴브리지 공동회장 등 뉴브리지측 인사가 사외이사진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미은행의 이사진 또한 대부분이 카라일과 JP모건 컨소시엄측 인사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표 3면>

특히 한미은행은 시티은행 매각 후 상장폐지가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와 같이 해외에 매각된 은행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대주주의 이사회 지배현상은 경영의 투명성 확보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나 주요 사안에 대한 의결권을 지닌 이사회에서 대주주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LG카드 지원문제에서 첨예하기 드러난 바와 같이 금융기관으로써의 공공성을 간과하고 단기적인 수익성 위주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단점도 노출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의 대주주 발언권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경영진의 독단적인 경영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투명성이 확보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금융기관으로써의 공공성을 무시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연대 정승일 박사는 “은행은 준공공기관에 다름없는 만큼 경영의 투명성 또한 주주에 대한 경영 투명성 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부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재계 인사들의 금융기관 사외이사 참여비중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8개 시중은행 및 지주회사 사외이사중 대기업 CEO등 재계인사는 대주주측 사외이사 25명에 이은 14명으로 나타나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중 투자금융회사를 모태로 성장한 하나은행은 김재철 동원금융지주회사 회장, 김주성 코오롱 구조조정본부 사장, 유상부 전 포스코회장, 박용만 두산그룹회장, 장기제 동부생명 사장 등 5명이 사외이사로 참여해 총 10명의 사외이사중 절반이 재계 인사로 구성됐다.

국민은행 또한 정문술 전 미래산업 대표이사, 김선진 유한양행 대표이사,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 차석용 해태제과 대표이사 등 12명의 사외이사중 5명이 재계인사로 조사돼 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뒤를 이어 연구원, 대학 교수 등 학계인사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들 대부분은 금융부문이나 경제부문을 전공하고 있는 인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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