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20년 맞아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20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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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임애신 기자] 봄을 맞아 61번째 글판으로 바뀐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이 광화문에 걸린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 올해로 20년을 맞은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이번 61번재 문안은 서로를 배려하며 조화로운 삶을 이어가는 시냇가 옛 마을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한 장석남 시인의 '그리운 시냇가'에서 발췌했다.

1년에 4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문안으로 바뀐 광화문글판의 20년을 맞아 주변을 둘러싼 갈등을 불식시키고 화합과 상생의 마음으로 따스한 봄을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1991년 1월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활력 다시 찾자'라는 문안으로 광화문 사거리에 처음 선 보였다.

이어 1997년 말 우리나라에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고통과 절망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자 신용호 창립자는 "기업 홍보는 생각하지 말고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이듬해 봄 고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 따온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문안이 걸렸다.  

IMF 외환위기로 암울했던 1998년 겨울에 게시된 '모여서 숲이 된다 나무 하나하나 죽이지 않고 숲이 된다 그 숲의 시절로 우리는 간다'(고은 창작)는 전국민의 희망가가 됐다.

신창재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해 경영혁신을 시작하는 시점이었던 2000년 5월에는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고은 '길')로 교보생명의 각오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2002년 봄엔 '푸름을 푸름을 들이마시며 터지는 여름을 향해 우람한 꽃망울을 준비하리라'(조태일 '꽃나무들')이라는 글귀로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기도 했다.

광화문 글판 문안은 '광화문 글판 문안선정위원회'를 통해 선정된다. 선정위원들의 추천작과 교보생명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민들의 공모작을 놓고 여러 차례의 투표와 토론에 거쳐 최종작을 선정한다.

지금까지 광화문 글판을 가장 많이 장식한 작가는 고은 시인으로 7번이며 김용택 시인은 3편, 도종환·정호승·정현종 시인 및 유종호 평론가는 각각 2편의 작품을 글판에 올렸다.

이밖에 공자·헤르만 헤세·알프레드 테니슨·파블로 네루다·서정주·김용택 등 동서고금의 현인과 시인 40여명의 작품이 광화문 글판으로 재탄생했다.

광화문 글판은 2007년 12월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8년 3월에는 한글문화연대가 주최하는 '우리말 사랑꾼'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문안선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은희경 씨는 "광화문 글판은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흔한 명언이나 명구와는 달리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사색에 잠기게도 만들며 때로는 장난스럽기까지 한 점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문안들을 많이 소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화문 글판은 현재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외에도 강남 교보타워, 천안 계성원(교보생명 연수원), 대전·부산·광주·제주도 사옥 등 총 7개 지역에 걸리고 있다.

한편 교보생명은 지난 2008년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광화문 글판 모음집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를 발간했으며, '광화문 글판 블로그'(http://blog.naver.com/kyobogulpan)를 만들어 광화문 글판을 아끼는 시민들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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