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기업 해외 M&A 중 최대 규모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으로 도약 계기 마련
[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롯데그룹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대표 정범식)은 16일 말레이시아 소재 석유화학 회사인 Titan Chemicals Corp. Berhad.(이하 ‘타이탄’) 인수를 위한 주식 양수도 계약을 타이탄의 대주주인 챠오 그룹(Chao Group) 및 말레이시아 정부 국가펀드(Permodalan Nasional Berhad)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식 양수도 계약을 통해 호남석화는 타이탄의 주식 73%를 인수하게 됐고, 향후 말레이시아 증권거래법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잔여지분을 공개 매수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공개 매수를 통해 전체 잔여 지분 취득 시, 호남석화는 타이탄 주식을 최대 100%까지 인수하게 된다. 이 경우 총 예상 인수금액은 원화 기준 약 1.5조원으로, 이는 상반기 국내 기업의 해외 M&A 거래 중 최대 규모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 2003년 현대석유화학 인수와 2004년 케이피케미칼 인수에 이어 이번 타이탄 인수로 2010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약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타이탄은 생산규모 및 시장점유율에 있어 동남아시아에서는 선도적 위치에 있는 회사로 2005년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지난해 매출액이 16.4억불이며 자국 내 상장사 매출 기준으로 상위 30위이다. 말레이시아 PO(폴리올레핀) 시장점유율 40%, 인도네시아 PE(폴리에틸렌) 시장점유율 30%로 동남아에서 사업적 입지가 확고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에 소재한 다수의 공장 및 시설에서 작년 말 기준 연간 Olefins(올레핀) 1.1백만 톤, Polymer(폴리머) 1.5백만 톤, BD(부타디엔) 10만 톤, BOPP 필름 3.8만 톤 등을 생산해 아시아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 M&A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지역에 생산기지를 확보함으로써, 규모의 경제 달성과 원료 구매에 있어 높은 원가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세계 각국,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국, 중동 지역에 제품을 공급하는 교두보를 구축하게 돼 글로벌 석유화학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