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충당금에 '웃고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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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기업銀, 구조조정 여파로 실적 호조
KB금융 순손실, 우리금융 실적부진 전망

[서울파이낸스 서지희 기자] 은행권의 2분기 성적표에 희비가 엇갈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희비를 가르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먼저, 신한금융과 기업은행은 충당금 부담을 일부분 덜어내며 2분기에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신한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보 다 33.9% 증가한 588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38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보다 88.2%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545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8887억원 감소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적립률이 2.3%에 머물며,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제3차 건설업 구조조정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16개사 중에서 신한은행이 주거래은행인 곳이 없어, 구조조정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은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은 미래손실의 선제적 대응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자본의 비효율적 사용이라는 부정적 측면도 크다"며 "다만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은행들은 향후 충당금 환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질 수는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부동산 PF대출에 대해 약 21.5%의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 및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의 확대로 충당금 부담을 완화시켰다. 기업은행은 전년동기보다 43.9% 늘어난 3070억원의 2분기 실적을 올렸다.

반면, KB금융은 충당금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분기 순익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실적부진이 전망되고 있다.

KB금융은 2분기에 3350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도 충당금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2분기에 346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KB금융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전분기대비 1조864억원(263.9%)증가한 것이 실적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상반기 중 충당금 전입액은 1조909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KB금융은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외에도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과거 발생됐던 부실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보다 40%(1199억원)감소한 1808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인 하나은행도 2분기 순익이 전분기보다 38.5% 줄어들었다. 기업 구조조정 관련 대손충당금이 650억원 증가한 것이 순익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다만, 하나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에서 건설-부동산 비중이 8%대로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서 실적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은행산업에 건설-부동산 대출(PF 포함)의 리스크가 가장 높게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나금융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오는 4일 실적발표를 예정하고 있는 우리금융도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2분기 실적의 부진이 전망되고 있다. 특히, 우리 금융도 1조원 가량의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며,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3차 구조조정이 주요인으로 작용한데다 최근 우리은행 PF대출 부실, 경남은행 사고 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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