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금융 '적자행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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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내 탈출 힘들 수도" 
하반기 부동산 경기가 '관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지난 2분기 성적표에서 낙제점을 받은 국내 은행들이 올 하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계 지주사의 경우 두세분기 연속 적자행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다수 금융사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그나마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이 각각 5886억원, 1808억원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반면 KB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우 '마이너스' 순이익을 발표하며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이들 은행의 실적부진은 1조원이 넘는 대손충당금이 주된 요인이 됐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이 2분기에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만큼 3분기부터는 실적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올 상반기에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향후 충당금 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는 등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우 경쟁사와 비교해 부동산 관련 여신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경우 충당금 규모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6월말 기준 우리금융의 부동산 PF 규모는 11조원에 달하며, 건설업종 관련 대출까지 포함할 경우 21조원을 넘어선다. 지난 2분기에 1조160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했지만 NPL커버리지 비율은 7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중은행 평균인 112%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수년동안 은행 NPL커버리지비율이 100%를 밑도는 경우는 없었다"며 "우리금융이 NPL커버리지 비율을 100%까지 맞추기 위해서는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이 100%를 밑돈 것은 상업·한일·평화·광주·경남은행 등 부실은행들을 합쳐 우리금융이 출범한 직후인 2000~2001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08년 리먼사태 때도 100% 수준을 유지했었다. 올 3분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NPL커버리지비율을 100% 충족하지 못할 경우 '무늬만 흑자'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다.

KB금융 역시 부동산 PF대출 규모가 8조원에 이르는 만큼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지난 2분기에 PF관련 대손충당금을 1조원 이상 쌓은 것도 향후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KB금융 최근 실적부진은 금융위기 직전 경쟁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꺼려했던 자산을 대거 떠안은 데 따른 후유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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