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稅혜택 '날개'…더 높이 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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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상향 등 적립액 급증 전망
"리베이트 등 부당거래는 차단돼야"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내년 증시를 달굴 '블루칩'으로 평가받고 있는 퇴직연금시장이 최근 정부의 세제 개편에 힘입어 그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퇴직보험·신탁의 종결되는 올 연말 KT, 포스코 등 대어급 기업들이 몰려올 경우, 내년 퇴직연금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부당서비스를 요구하는 리베이트 등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관행이 여전히 만연하고 있어, 이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19조 3185억원으로 지난달 18조 9898억원에 비해 3287억원 증가했다. 8월에도 CJ그룹 등의 가세로 적립금은 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돼, 지난해 11월 10조원에서 8개월 만에 2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이같은 고공행진은 날개를 달게 될 전망이다. 이번 세제 개편의 주요 내용은 ▲퇴직연금 불입액 소득공제 한도 300→400만원 상향조정 ▲ 퇴직일시금 소득공제 45%→40% 축소 ▲ 퇴직적립액 손비한도 단계별 축소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안정적인 노후소득 확보 및 저축을 장려하고 사내유보에 대한 손금한도 축소·폐지로 퇴직연금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금감원의 이같은 조치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 퇴직연금사업부 권용수 팀장은 "지난 5월 금감원이 무분별한 고금리 과열경쟁을 우려해 퇴직연금상품 기준금리를 하향한데 이어 이번 조치로 시장활성화가 가속화 될 것"이라며 "당국이 무분별한 금리인상에 대한 모니터링 역시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최근 사업자들간 고금리 과당경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금리 상한규제로 변별력(?)이 없어진 퇴직사업자들은 퇴직연금 전환을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슬그머니 리베이트 등의 부당거래를 제시하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시장 니즈는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이 시장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며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기업들에게 각종 선물이나 부당이익 등의 혜택을 제시하며 이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당행위는 주로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기업을 위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감독당국의 적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KT,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수조원대의 '대어'들이 몰려올 경우 금리과열 경쟁이 재가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현재 퇴직연금 불공정행위에 대한 공정한 시장정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굵직한 기업들이 퇴직연금 전환시 현재 잠잠하던 금리 출혈경쟁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부당서비스 등을 포함한 퇴직연금 개선방안을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달 CJ그룹이 2500억원 규모의 그룹 내 2만여명 임직원의 퇴직연금 사업자를 삼성화재, 삼성증권,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외환은행 등을 선정데 이어 최근 한국마사회,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 등의 공기업과 50~150억 내외의 중견기업들이 퇴직연금 전환을 서두르고 있어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행보가 한층 바빠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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