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저축銀, "저신용자 잡아라!"…이색행보 ‘눈길’
제일저축銀, "저신용자 잡아라!"…이색행보 ‘눈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팝펀딩과 제휴, 금융소외계층 제도권 흡수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제일저축은행의 금융소외계층 끌어안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대부업체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저신용자를 제도권으로 흡수해 사회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2년 전부터 제일저축은행은 P2P 오픈머니마켓인 팝펀딩과 손잡고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팝펀딩과의 제휴 사업은 수익성을 보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팝펀딩은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돈을 빌려 주는 사람이 인터넷상에서 만나 P2P(개인간) 금융 거래를 하는 오픈머니마켓이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대부업자가 아닌 개인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팝펀딩을 통해 마련된 재원은 제일저축은행의 예금계좌에 입금되고 제일저축은행은 이 재원을 팝펀딩을 통해 선정된 대출 신청자에게 대출해 준다.

팝펍딩을 이용하는 사람의 96%는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계층으로 현재까지 919명이 팝펀딩을 통해 제일저축은행에서 15억2550만원을 대출 받았다.

이 같은 저축은행과 오픈머니마켓과의 사업 제휴는 제도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금융지원을 통한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정부의 서민금융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미소금융, 햇살론 등 기업 및 금융기관들이 나서 금융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재원의 한계 등으로 모든 금융소외계층에게 혜택을 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많은 저신용자 등 금융소외자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고금리 사채나 대부업체를 찾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이에 정부가 아닌 민간이 나서 저신용자 금융지원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재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특정 용도에 제한된 정부 보증부대출과 달리 용도제한이 없어 대출 수혜 층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대출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이뤄지는 만큼 대출금을 성실하게 상환할 경우 신용등급 상승을 비롯해 은행거래 이력 등이 남는다. 이에 향후 저신용자의 신용등급 향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관련 업계에선 말한다.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도 연체 등으로 인한 건전성 위험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투자자들의 재원으로 모인 자금을 대출해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연체 시 상계처리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으로서는 리스크 요인이 전혀 없다.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 수행과 동시에 대출에 따른 수수료 수입으로 관리비용 충당도 가능하다. 팝펀딩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대출 실행 시 제일저축은행이 대출금액의 2%를 수수료로 가져가기 때문에 대출에 따른 전산과 관리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한편, 팝펀딩 재원으로 제일저축은행을 통해 대출이 실행된 919명의 자금사용 용도 중 의료비 다음으로 전환대출이 19.6%(180명), 빌린 돈 상환 13.4%(123명) 등으로 집계돼 대출자들의 채무상환에 의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