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혜업종 '자동차'…전자·정유·철강 '미미'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0시 공식 발효된다. 이에 자동차·섬유업계 등은 수출 경쟁력 제고가 예상되고 있지만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전자·정유 업계는 무덤덤한 반응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 국내 비준으로 가장 수혜를 입는 곳은 자동차 업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는 미국측 관세 2.5%가 FTA 발효 후 4년간 유지된다. 이후 무관세로 수출길이 열리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우 2.5~4%인 미국 관세가 즉시 철폐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바로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포드는 지난해 말 토러스 퓨전 이스케이프의 가격을 200만~600만원 인하했고, 크라이슬러도 지프 브랜드 2012년형 가격을 2~3%, GM코리아는 모든 차종의 가격을 100만~400만원 내렸다.
독일과 일본 수입업체도 개별소비세율 인하를 반영해 가격을 내리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2일 페이톤과 투아렉의 가격을 각각 300만원과 230만원 인하했고, 한국닛산도 지난 7일 닛산과 인피니티 전 차종의 가격을 50만~220만원 내렸다.
화학업종에서는 폴리스티렌과 에폭시수지에 대한 6.5%의 관세가 발효 즉시 인하된다. 폴리에테르와 폴리에스테르 수지는 현재 6.5%인 관세가 3년과 5년 안에 단계적으로 사라진다.
섬유업계는 관세 철폐로 대미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FTA로 섬유산업에서만 15년간 연평균 4800억원의 무역흑자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어 항공ㆍ해운업계는 FTA 협정이 발효되면 교역량과 인적교류가 늘며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화물 물동량 비중이 가장 높은 미국을 오가는 수출입 물량이 늘어나면 화물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국과 교역량이 늘어나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인적교류도 늘어나 여객수요도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도 한미간 교역량이 증가하면 물동량도 자연적으로 증가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전자·정유·철강 등 미국과의 교역량이 많지 않거나 이미 관세가 사라진 업종에서는 한미FTA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정유업계는 미국과의 교역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철강업계는 이미 무관세가 시행 중이라는 이유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전자업계의 경우 휴대전화는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TV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FTA효과는 미미하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제품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관세를 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