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악당' 된 사모펀드, 신뢰 회복하려면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사모펀드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20년이 지났다. 초기에는 '기업 사냥꾼'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사모펀드가, 지난 2022년부터는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며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태 등으로 인해 MBK파트너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한 후, '세일 앤 리스백(Sales and Leaseback)' 방식으로 점포를 매각하고 자금을

[기자수첩] 또 '적자 청구서' 내미는 실손보험개혁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약 1년에 걸친 보험개혁회의가 7차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보험소비자들의 불만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정부와 보험업계가 추진하는 5세대 실손보험 개혁안이 가입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는 비판 때문이다.비중증 비급여에 대한 보장한도 축소와 자기부담금 확대를 골자로 한 5세대 개혁안은, 개혁이란 단어가 무색하게 천편일률적이다. 늘 그래왔듯 시작은 보험사들의 적자 부담이었고, 1세대부터 4세대까지 개편 과정에서 봐왔듯 소비자들의 자기부담률만 올랐다. 매번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기자수첩] 미분양이 부추긴 건설업계의 위기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최악의 경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연초부터 다수의 건설사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4월 위기설’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신동아건설(시공능력평가 58위)을 시작으로 삼부토건(71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대저건설(103위), 삼정기업(114위), 안강건설(138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 7개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이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인상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자수첩] '쇄신' 기대 못미친 새마을금고 이사장 직선제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각종 비리를 청산하고 투명한 조직으로 탈바꿈하고자 시행된 사상 첫 전국 동시 이사장 선거가 막을 내렸다.이번 선거를 통해 전국 총 1101개 금고에서 새 이사장이 선출됐다. 일부 금고에서는 회원이 직접 이사장을 뽑는 직선제가 도입되는 등 변화된 모습도 보였다.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선거 운영과 감독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했고, 선거에 앞서 부정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이번 선거는 새마을금고의 쇄신을 위한 첫걸음이자 향후 혁신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그

[기자수첩] 영풍, 고려아연에 대한 집착 대신 생산적 앞날 찾아야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지난달 23일 고려아연의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의 골은 여전하다. 5개월 넘게 진행된 경영권 분쟁으로 오히려 영풍의 경쟁력 악화 가능성까지 나온다. 이제 영풍은 과거는 매몰비용으로 놔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본다.지난 9월 영풍의 기습 공개매수 선포로 시작된 경영권 분쟁은 해가 바뀌면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임시총회 표 대결로 끝날 줄 알았던 승패는 법적 분쟁으로까지 흘러갔다. 양측 중 어느 쪽도 물러서

[기자수첩] 'K-AI', 자화자찬 멈추고 인재 유출 대책부터 세워야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지난 달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전 세계 AI 시장을 강타하며, 우리 정부와 기업도 대응 방안 수립이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 국내 업계는 이번 '딥시크 쇼크'를 두고 한국을 비롯한 오픈소스 진영에 기회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정부·기업의 미진한 투자와 인재 유출 방치로 이같은 기회조차 제대로 붙잡지 못하는 자국의 상황에 씁쓸함을 감추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가 AI위원회에서 국내 AI 산업 경쟁력을 진단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기자수첩] 국가바이오위원회, 바이오산업 미래 이끌까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출범했다.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국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뒤, 지난해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인해 출범이 다소 지연됐다.국가바이오위원회는 바이오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위원장 자리를 맡게 됐다. 최 권한대행은 위원회 출범 당시 "대한민국 바이오의 대전환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위원회 출범과 함께 정부는 △한국형 바이오클러스터

[기자수첩] 신흥강자 BYD 등장에 현대차 기술개발 '응수'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우리는 신흥 경쟁사의 기술발전과 도전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습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6일 현대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신년회에 참석해 "피해갈 수 없는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지금은 낙관에 사로잡힐 때가 아니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인 분석과 종합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 등을 통해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업계는 정 회장의 이러한 발언 이면에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기자수첩] 정국 혼란 속 은행권 역대급 '돈잔치'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새해부터 은행 총파업 이슈로 시끌시끌하다. 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진행하는 주된 목적은 '성과급·임금 인상'이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만큼 그에 따른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다.KB국민은행 노조가 지난 14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노조원 9702명(투표율 88.22%) 가운데 95.59%인 927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노조는 현재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성과급 300%(통상임금 기준)+1000만원 지급 △임금인상률 2.8% △경조금 인상

[기자수첩] 투자자 떠나는 한국 증시, 잃어버린 신뢰 찾으려면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는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했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계엄·탄핵,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국내외 이슈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최근 기자와 만난 한 애널리스트는 "해외 주식은 공부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국내 증시는 공부를 한다고 해서 수익이 잘나오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많은 데다가 원인과 상관 없이 주가가 변동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자수첩] 을사년 건설업계 혁신과 내실 경영이 필요한 때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이 밝았다. 부동산 침체기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혁신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임에도, 건설업계 표정은 어둡다. 지난해 대형 건설사 10곳 중 7곳의 수장이 경영 악화 책임을 지고 교체되는 등 업계의 어려움은 심각했다.특히, 지난 6일 시공능력평가 순위 58위의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와 맞물려 올해도 유동성 우려가 계속 확산되며 경기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기자수첩] 불확실성 '블랙홀'에 빠진 한국 경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금융권 CEO들의 신년사를 둘러보면 불확실성이란 단어가 꾸준히 언급된다. 올해 경제 상황을 예단키 어려울 만큼 부정적인 변수들이 산적했다는 의미다. 관용구처럼 여겨지던 '올해가 위기'라는 문구도 더 이상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많은 이들이 올해 경제 불안의 원인으로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꼽지만 이전부터 징조는 충분했다.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고, 그간 성장을 견인해온 수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올해부터 1%대 저성장이 예상됐다. 충격적이었던 미국 대선 결과까지 겹쳐 전세계적으로 위기감이 확산됐다.

[기자수첩] '하늘의 별 따기' 된 신축아파트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신혼인 첫째 언니는 서울 노원구에 공급되는 '서울원 아이파크' 청약에 도전했다. 3000세대 이상의 '매머드급' 규모 단지인 데다가, 초기부터 고분양가 논란이 있던 곳이라 내심 당첨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신혼부부 특공 실패, 일반공급도 500번대 대기를 받았다.이를 본 둘째 언니는 경기 용인 처인구 끝자락에 대형 건설사가 공급한 신축 매매를 고려하고 있다. 11월 입주를 시작한 이곳은 현재 마이너스피가 붙었다. 주변은 허허벌판, 지리적 이점도 없는 곳이지만 수도권 신축에 마이너스피로 들어가는 상황을

[기자수첩] '탄핵정국·트럼프2.0' 내우외환 배터리 업계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진 배터리 업계에 정국 불안이라는 새로운 위기가 더해졌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영향으로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밖에는 트럼프, 안에는 윤석열로 인해 내우외환에 빠진 형국이다.앞서 배터리 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한 달여 앞두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폐기 가능성에 예의 주시했다. 트럼프 발 위기에 대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미 겪어본 위기라 대처 가능하다"라고 답했지만 윤 대통령 발 위기에 대해서는 겪어보지도, 생각치도 못했을 것

[기자수첩] '비상계엄' 안갯속에 갇힌 한국 경제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지난 3일 밤을 기점으로 원·달러 환율과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것도 '비상계엄'이란 불확실한 이벤트가 발생했기 때문이다.최근 몇 년간 우리 시장을 위협하는 불확실한 이벤트는 많았다. 미중 무역분쟁, 중동전쟁 확산, 일본 수출규제, 레고랜드 사태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지난 3일 밤, 45년 만에 선포된 갑작스러운 비상계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고, 전시가 아닌 이상 영원히 없을 것이라 여겨지던 이벤트였다.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금융

[기자수첩] 게임사 상대 이긴 소비자···첫 대법 판결 '반면교사'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게임업계에 많은 이익을 기져다줬던 확률형 아이템이 게임산업법 개정안과 공정위 조사 등으로 '골칫거리'가 된 가운데, 이용자가 게임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용자의 손을 들어주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지난 28일 대법원은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준성씨가 확률형 아이템의 구매 금액 일부를 돌려달라며 넥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확정했다.앞서 수원지법 2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일부 이용자들의 사행 심리 내지는 매몰 비용에 대한 집착을 유도하

[기자수첩] 과출점 나선 편의점 본사, 가맹점 '상생'은 언제?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근거리에 경쟁 편의점이 생기면 매출은 통상적으로 20~30% 감소한다고 봐야 해요. 타격이 심한 곳은 매출이 50~60% 감소할 경우 폐점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이 마저도 위약금 때문에 쉽지 않은 현실이에요." 경기도 시내에서 8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의 하소연이다. 편의점 본사는 납품 업체로부터 받은 상품을 점주에게 판매해 돈을 버는 도소매 업종이다. 때문에 점포별 손익과는 관계없이 운영하는 편의점 점포 수가 늘면 늘수록 매출을 올리기 좋은 구조이다. 뿐만 아니라 납품 업체에 대한 협상력이 강해

[기자수첩]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잊히는 창업주의 염원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올해 1월부터 시작된 한미약품그룹 오너가(家)의 경영권 분쟁이 지금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한미약품의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은 '가족 경영'을 강조하며 지난 2010년 한미약품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 가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했다. 지난 2020년 임 회장 타계 후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가 된 그의 아내인 송영숙 회장 역시 가족 경영을 중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하지만 현재 한미약품에게서 '가족'이란 두 글자를 찾아보기 힘들다.임 회장 별세 후 송 회장은 54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해결하기

[기자수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에어서울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출발 시간을 두 번이나 미뤘습니다. 고객센터는 연락도 안 되네요.", "얼마 전에도 장기 지연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이번에 또 지연됐습니다.", "잦은 지연에 지칩니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메일함은 에어서울의 연발·연착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 제보로 가득했다. 그들의 하소연은 분명 정당한 목소리였고, 필자 역시도 그런 상황에 놓였다면 똑같이 억울함을 토로했을 거로 생각한다. 합당한 대가를 낸 만큼 서비스를 누려야 할 권리가 존재해서다.에어서울은 이러한 소비자 불만을 모두 파악하고 있

[기자수첩] '증권사의 꽃' 다시 피어나려면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경제와 금융시장, 산업, 기업 등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는 10여년 전만 해도 남부럽지 않은 고액연봉을 받으며 '증권사의 꽃'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과거의 위상은 어느새 시들어 버렸다.과거에는 투자를 할 때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활자보다 영상을 더 선호하는 시대가 되고, 유튜브나 인터넷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늘면서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입지가 좁아졌다.최근에 만난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들을 보조하는 RA(Research Assistant)들이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