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MSCI 선진지수' 8년 숙원 이룰까
韓 증시, 'MSCI 선진지수' 8년 숙원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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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금융당국이 오랜 숙원사업인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MSCI) 선진지수 편입을 재추진한다. MSCI 선진지수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주식으로 구성된 지수로, 세계 유수 펀드들의 벤치마크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 뿐만 아니라 자금유입 등의 효과가 수반된다.

그간 한국 증시는 지난 2008년 선진지수 편입 후보군에 오른 후 2014년까지 연거푸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협상 추진과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실제 협상 타결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 기재부 등 유관기관 3중 협력…관전 포인트는?

▲ 헨리 페르난데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를 방문하고 있다. 페르난데즈 MSCI 회장은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관계자 및 임종룡 금융위원장, 헨리 페르난데스 MSCI 회장은 이날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와 MSCI 사이 접점 역할을 해온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시장 자문 및 협상 중개를 위해 동행할 방침이다.

이번 미팅은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2월16일 발표한 '2016년 경제정책방향'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정부는 발표 당일 국내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 방침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주문 및 결제 편의성 제고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는 그동안 MSCI 측과 계속 충돌해 온 외국인 등록시스템 경직성 문제 해결 의지가 반영돼 기대감을 높였다. MSCI 측은 해당 이슈와 더불어 원화의 환전 제약성 문제를 협상 실패의 주요 요인으로 꼽아왔다.

이에 시장에서도 정부가 외국인 등록제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등록제도의 경우 정부와 기관 등의 수요에 의해 그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상황이나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효용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MSCI 측이 제시한) 두 개안 모두 수용하기 조금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도 "원화의 환전 제약성 문제와 외국인 ID 등록제 중 정부가 후자 쪽을 양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외국인 등록시스템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국내 역외환시장이 부재한 만큼 원화 환전 제약성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CFA는 "외환제도의 개선이 없으면 선진국 편입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외환 규제 완화는 거시건전성 관리라는 목표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어 규제 완화가 쉽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 글로벌 자금유입 효과…"中 신흥지수 편입 방어수단 시급"  

이처럼 정부가 MSCI 선진지수 편입에 공을 들이는 데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한국 증시 위상 확보와 함께 대규모 자금유입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증시는 MSCI EM(Emerging Market·신흥국) 지수에 속해있다.

유완 캐머런 와트 블랙록 자산운용 최고투자전략가는 "(편입 시) 투자 기회는 당연히 확대될 것"이라며 "선진지수를 추종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비율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최진혁 연구원도 "MSCI 추종 금액은 정확하기 알기 어렵지만 선진 지수 추종 금액이 EM 지수 추종 금액의 6~10배 정도에 이를 것"이라며 "단기적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변동성 축소 및 국가 신뢰도 상승의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중국 A주가 MSCI EM 지수로 편입될 시 EM 지수 내 한국의 편입 비율이 낮아져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로서는 이에 대한 방어수단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동영 CFA는 "중국A 증시가 EM 지수에 100% 편입된다면 EM 내 중국 비중은 40%를 넘게 되고 한국 비중은 큰 폭으로 줄게 된다"며 "이에 따른 수급 상의 악재도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부의 추진을 통해 장기적인 선진국 편입이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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