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설 연휴를 맞아 개점휴장에 들어갔던 분양시장이 봄 이사철을 앞두고 다시 활기를 띌 전망이다.
10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3월 전국에서 공급을 앞둔 물량은 총 6만4904가구(임대제외)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3만7637가구 △광역시 9597가구 △지방 1만7670가구 등이다.
전년 같은 기간(2만9470가구) 대비 2배가 훨씬 넘는 120% 늘어난 수치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밀어내기 분양이 집중됐던 2008년(2만3600가구)보다도 175%나 증가한 수준이다.
수도권 물량은 봄 이사철을 앞둔 3월에 집중돼 있다. 2~3월 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계획됐던 9921가구에 비해 2만7716가구가 늘었으며, 총 계획된 분양물량 3만7637가구 중 약 85%에 해당하는 3만1297가구가 3월에 나온다.
통상적으로 설 연휴가 끝나고부터 분양시장이 본격 기지개를 켠다. 설 연휴 동안 주택 마련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고, 이후 2월 봄 이사철이 시작된다. 특히, 전월세 시장부터 움직이다가 1분기 이후 매매거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월별 전월세 거래량을 보면 설 명절 익월의 전월세 거래가 연초에 비해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주택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역시 설이 있던 2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 건수가 12만8113건에서 익월인 3월에는 16만1696건으로 26.2% 증가했다. 전세 가격도 2월에는 0.42%(전국 기준) 올랐다가 3월엔 0.85%로 오름폭이 2배로 커지는 등 설 이후 강세를 보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여러 불안요인으로 부동산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라서 설 연휴가 지나면 오는 4월 총선 전까지 건설사들이 대거 분양물량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대시장에 비해 매매거래는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 관망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적응 시간이 필요한데다 실질적인 가격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1분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장흐름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수도권에 이어 5월에는 지방의 여신심사가 강화되는 등 한동안 수요자들의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인기지역과 비인기 지역, 분양가의 적정성 등에 따라 계약률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