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보험사가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 이전에 발행한 자본증권에 대한 가용자본 인정 범위가 확대된다. 기존에 발행된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이 K-ICS 기준상 가용자본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모두 가용자본으로 인정된다. 내년 K-ICS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도규상 부위원장 주재로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제9차 회의를 열고 K-ICS 최종안과 경과조치 운영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보험부채가 현재가치로 평가되면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도 K-ICS로 개편될 예정이다.
K-ICS는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의 부채 부담이 커지는 것에 맞춰 자본을 더 쌓도록 하는 제도다. K-ICS 도입시 기존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RBC) 대비 신규 리스크가 추가되면서 리스크 신뢰수준도 99.0%에서 99.5%로 상향 조정되고 회사 재무건전성 비율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위는 변경된 회계제도에 보험사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10년의 경과조치 적용기간을 부여했다.
또 K-ICS 이전 발행된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은 K-ICS 기준상 가용자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모두 가용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K-ICS 기준상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요구자본의 50%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이미 발행된 것에 대해선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보험부채의 현재가치 평가에 따른 책임준비금 증가분은 가용자본에서 일시에 차감되지 않고 점진적으로 차감된다. 아울러 시행 첫해에는 주식·금리리스크 중 60%만 요구자본으로 인식하고 경과기간 동안 적용 비율을 균등하게 상향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제도 변경으로 부실회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과 조치를 적용한 K-ICS 비율이 100% 미만이라도 기존 RBC 비율이 100%를 상회할 경우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는 보험사는 금융당국과 경영 개선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또 협약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유예 조치는 취소된다.
이와 함께 당국은 보험사들의 경과조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공시의무 부과 △경영실태평가 등급 상한 △자본의 사외유출 제한 △밀착관리 등 사후관리 방안도 진행한다. 금융위는 IFRS17 도입에 대비해 건전성 제도와 업무보고서 관련 보험업법령 개정안도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개정사항은 올해 1분기 중 사전예고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IFRS17 시행을 위한 보험업법 국회통과를 적극 지원하는 등 법령 개정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IFRS17과 K-ICS 시행에 따른 영향분석, 업계 준비현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업계 컨설팅 등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