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發 어닝쇼크 현실화되나···4대 금융, 1Q 순익 최대 1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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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잇달아 실적 발표···4대 모두 순익 감소 전망
홍콩ELS 배상액 1분기 반영···'긴축경영' 모드 돌입
국내은행들의 지난해 이자이익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으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최대 1조원 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지주사들은 실적 급감이 현실화하자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6일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일제히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그동안 고금리를 기반으로 수조원대 이자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던 금융지주사들은 올해부터 실적 급감을 경험할 전망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 추정치를 3조9815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4조9015억원) 대비 18.8%(9200억원) 감소한 수치다. 4대 금융 모두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홍콩ELS 판매잔액이 7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KB금융의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클 전망이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조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976억원)보다 31.9%(4776억원) 적다. KB금융은 이번 순이익 감소로 지난해 탈환했던 '리딩뱅크 지위'를 신한금융에 다시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1조3880억원에서 1조2377억원으로 10.8%(1503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의 홍콩ELS 판매 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은행들 가운데선 KB국민은행 다음으로 많다.

홍콩ELS를 2조원어치 판매한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906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1분기(1조1022억원)에 견줘 17.78%(196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4대 금융 가운데 KB금융 다음으로 순이익 하락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홍콩ELS 판매잔액이 400억원대로 가장 적은 영향으로 실적 감소폭도 가장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817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9137억원)와 비교하면 10.52%(961억원) 줄어든 규모다.

1분기 금융지주사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에는 홍콩ELS 배상이 있다. 4대 은행 모두 홍콩ELS 손실 관련 배상금을 1분기 실적의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할 예정이다.

아직 홍콩ELS 판매잔액 대부분의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비용부담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분기별로 배상액을 인식하자는 논의도 있었지만, 보다 신속한 배상을 위해 1분기 실적에 일괄 반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총 손실 예상액을 선반영한 뒤 추후 부족하면 더 쌓고 남으면 환입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홍콩ELS 배상 규모는 조단위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홍콩ELS 판매 6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SC제일)의 배상액이 1조9500억원(배상비율 40% 적용)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 중 국민은행의 배상액을 가장 많은 99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실적 급감이 예상되자 금융그룹들은 저마다 신규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판매관리비(판관비)를 절감하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실제 올해 4대 은행의 상반기 채용규모는 53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최근 A은행에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일부 비영업부서의 업무추진비 예산을 수정해 보고하란 지시를 실무진에 전달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ELS 배상, 상생금융 등으로 올해부터 실적 둔화가 불가피해 전사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영향으로 일부 비영업부서에서 예산을 제때 확정하지 못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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