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알리·테무·쉬인 공습에···이커머스업계, 투자 확대로 반격 나선다
[초점] 알리·테무·쉬인 공습에···이커머스업계, 투자 확대로 반격 나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계 "중국 이커머스 성장속도 빨라···한치 앞 내다볼 수 없어"
쿠팡,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 22조원 매입·3조 추가 물류투자
G마켓, 브랜드 파트너십,상품 경쟁력···테크 기반 가격경쟁력 강화
그래픽=서울파이낸스
그래픽=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쿠팡, 네이버 등 국내 이커머스업계가 광폭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이른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고속 성장한 데 따른 맞불 전략이다. 

10일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알리익스프레스 668만명, 테무 693만명, 쉬인 60만명 등 C커머스 국내 이용자가 1400만명을 돌파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최근 1년 중국 직구액은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의 2017년 매출(2조6846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알리와 태무 등 C커머스의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54%로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쿠팡의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20%)의 2.7배에 달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등의 집계 결과 알리의 1분기 결제액은 8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급증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CJ제일제당 등 한국 업체를 대거 입점시키는 K-베뉴를 비롯해 가전·식품·가공식품 카테고리를 늘리며 수수료 면제를 선언한데 이어 대형 가구와 가전을 무료 배송하는 대형 상품 특송 서비스도 출시했다. 아울러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한국 물류센터(2억 달러)를 짓고, 소비자 보호(1000억원) 등 3년간 한국 시장에 약 11억 달러(약 1조4400억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는 배송 속도(4~5일 이상)가 느리지만, 물류센터를 대거 확충할 경우 잠식력은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쿠팡 등 국내 토종 이커머스 매출이 잠식당하고, 소매 유통 질서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온라인 유통의 주도권을 내주면 제조와 물류, 서비스까지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이커머스 선두를 달리는 쿠팡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 대비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531억원(4000만달러)을 내며 전년 동기(1362억원)과 비교해 61% 하락했다. 쿠팡의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 2400만달러(3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인수한 파페치로 인한 손실은 1억1300만달러(1501억원)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표면적으로는 파페치 손실 등이 수익성 지표에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 이커머스의가파른 성장세가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쿠팡과 양강으로 분류되는 네이버는 지난해 커머스 부문에서 47조8000억원 규모의 거래액을 기록했지만, 해당 매출액은 2조5000억원이었다.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네이버는 판매자들의 수수료가 매출로 잡히는 탓이다. 올해 1분기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 70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도착보장·브랜드솔루션 신규 매출 발생과 크림의 성장, 소다 편입 영향으로 커머스 매출 성장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SSG닷컴·G마켓은 올해 1분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 변화에 대응해 쿠팡은 지난달 27일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경북 김천과 대전, 울산, 충북 제천 등 전국 8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일제히 건립해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국민 5000만명을 대상으로 무료 로켓배송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약 182개 시군구(전체 260개)에서 로켓배송을 운영하는 쿠팡은 230여개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이같은 쿠팡의 발표는 알리바바의 국내 투자 발표 이후 2주 만에 나온 것이다.중국 직구 등과 비교해 쿠팡의 매출 성장세는 높아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쿠팡은 국산 제품 구매와 판매 규모를 지난해 17조원(130억달러)에서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린다. 와우 멤버십 혜택도 5조5000억원(40억달러)으로 투자를 확대한다. 한국산 제품과 멤버십 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30%, 40% 가량 늘어난 수치다.

G마켓 역시 C커머스에 대응해 이커머스 업계 최초 단일 할인행사 거래액 1조원을 목표로 빅스마일데이 행사에 1000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빅스마일데이에 200여개 대형 브랜드사가 참여했다. 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12곳의 홈쇼핑사와 대형마트 및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 등 6대 백화점과 같은 대형 유통 플랫폼이 대부분 입점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쓱닷컴과 쓱배송과 새벽배송을 제공하는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스마일프레시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와 협업해 지난해 8월에는 G마켓에 스타벅스 브랜드관을 공개해 인기 상품기획(MD) 14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데일리 특가딜인 슈퍼딜 판매 관리 시스템을 개편했다. 지난해 5월 쿠폰 자동적용 서비스를 도입했다. 상품페이지나 검색페이지에서 바로바로 쿠폰이 적용된 혜택가격이 노출해 구매동선을 줄였다. 지난해 7월에는 가격비교서비스도 열었다.

지마켓 담당자는 "G마켓은 국내 1세대 토종 오픈마켓으로, 우수 셀러 및 브랜드사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상품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믿을 수 있는 상품과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테크 기반의 최저가 가격경쟁력을 갖춰 고객이 안심하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는 쿠팡의 익일·새벽배송 경쟁력과 와우 멤버십 같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서비스가 없는 만큼 쿠팡이 경쟁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자금력과 성장 속도가 쿠팡보다 월등한 것이 사실이지만 유통시장 환경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었다"며 "다만, 최근 중국산 유해물질 이슈 등으로 중국 커머스 소비민심이 주춤한 만큼, 국내 이커머스업계가 품질·가격이 검증된 국산품을 늘리고 멤버십 충성고객 혜택을 늘릴 경우 중국 업체들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