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융채 금리 약세 영향···17일부터 은행권 금리 반영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5개월 연속 내리막을 보이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하향 조정된다. 코픽스 하락 폭(0.05%p)만큼 금리가 낮아져, 당장 변동금리 '영끌족' 차주들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17일부터 코픽스 연동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를 기존 3.85∼5.25%에서 3.80∼5.20%로 낮춘다.
같은 기준의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도 3.84∼5.24%에서 3.79∼5.19%로 코픽스 하락 폭(0.05%p)만큼 떨어진다. 같은 날 우리은행의 주담대 신규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 역시 4.79~5.99%에서 4.74~5.94%로 낮아질 예정이다.
금리가 하향 조정된 것은 은행 변동금리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바뀌는 코픽스는 공시 다음 날부터 변동금리 산정에 반영된다.
이날 은행연합회는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월(3.59%)보다 0.05%포인트(p) 내린 3.54%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코픽스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올랐지만, 12월 상승세가 꺾였다.
12월(3.84%)부터 올해 1월(3.66%), 2월(3.62%), 3월(3.59%), 4월(3.54%)까지 5개월 연속 하락세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은행채 금리가 약세를 보인 데다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AAA) 금리는 2월 3.653~3.722%, 3월 3.637~3.709%, 4월 3.571~3.625% 등으로 상하단이 모두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신규 취급액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 수신상품의 금리 등을 바탕으로 산정된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이번 금리 하락으로 변동형 상품으로 대출을 받은 이들의 이자 부담은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이런 하락세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내려간 영향"이라면서 "다만 변수에 따라 금리가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거나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