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환경 부문 매출만 1조원···SK에코플랜트, 올해 IPO 가능성 커졌다
[기업+] 환경 부문 매출만 1조원···SK에코플랜트, 올해 IPO 가능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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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인 건설업 외에 신사업도 성공하며 당초 높은 기대 받은 IPO
그러나 건설 경기 침체에 IPO 목표 기업가치 낮추는 방안 검토 중
'연 이자비용이 영업익의 2배' 재무 악화···IPO로 재무적 완충 필요
SK에코플랜트의 사옥 앞 모습. (사진=박소다 기자)
SK에코플랜트의 사옥 앞 모습.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한 SK에코플랜트의 올해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22년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약속한 IPO 시행 시기가 가까워진 데다가, 재무 악화 등으로 IPO로 재무적 완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신사업 확장 투자로 재무가 약화된 것은 우려할 만한 요소로 지목되나, 사업 차별화 전략을 한 것이 오히려 IPO 기업 가치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1분기 매출액은 2조63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8%늘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7.9% 증가하며 56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신사업인 환경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는데, 1분기 환경사업의 매출액은 1년 새 36% 증가한 3648억원이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존 건설업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사업 다변화를 위해 2021년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사업영역도 △환경 △에너지 △솔루션(플랜트, 건축·주택, 인프라) 등 3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환경 사업은 매출 공시 이후 매년 외형을 확장해 왔는데 △2021년 4408억원 △2022년 9816억원 △2023년 1조3569억원 등을 기록하며 매출 공시 3년 만에 1조원을 넘겼다.

본업인 건설업 외 신사업에도 성공하면서 SK에코플랜트의 IPO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기준금리가 급등하고 건설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결국 IPO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SK에코플랜트는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던 2022년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재무적 투자자(FI)들과 2026년까지 IPO를 하겠다는 약정을 체결했는데, 상장 예비심사 청구 준비에 소요되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 준비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IPO를 못할 경우 전환우선주(CPS) 투자자에게 거액의 원금을 돌려줘야 하며, 돌려주지 못하면 5%~10% 고액배당이 강제된다.

투자를 받고 2년이 지난 현재 경기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SK에코플랜트는 IPO 목표 기업가치를 종전 7조~8조원에서 4조~5조원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최근 FI를 만나 기업가치를 낮추는 대신 리픽싱(전환가액 조정·Refixing)을 통해 FI 보유지분을 늘려주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리픽싱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진행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현재 IPO 관련해서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준비하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시장에서 적정가치를 받을 수 있을 때를 기다리며 신중하게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경기 상황 외에도 그동안 SK에코플랜트의 IPO가 미뤄졌던 이유로 악화된 재무도 꼽는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1분기 기준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보다 4.5%(약 4710억원)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과 비교해 8%포인트(p) 증가한 245%, 유동비율은 68.4%였다. 업계에선 부채비율은 200%이하, 유동비율은 최소 100%를 넘어야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본다.

이 같은 재무 악화는 신사업 진출을 위해 조 단위의 M&A를 진행하며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매입한 탓이다. 회사의 현금창출력이 연 2000억원~4000억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투자였다. 

현재 SK에코플랜트의 총 차입금은 5조원을 넘어서 연간 이자비용만 영업이익의 두 배 수준인 3000억원대를 보이고 있다. M&A는 마무리됐지만 현 사업 유지를 위한 운전자본과 설비투자(자본적지출) 등 비용도 현금창출력보다 커 지속 현금이 유출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시장에선 몸값을 낮추더라도 IPO로 재무적 완충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폐기물처리업체 SK테스 등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회사 측은 자회사 매각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건설업은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라며 "신사업으로 인해 재무 부담이 가중됐지만, 지금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나중을 고려해 건설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환경·에너지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IPO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서는 다른 건설 기업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데,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신사업으로 기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점이 몸값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해오던 건설업황이 안좋은 상황에, 신사업인 환경사업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억원도 안 되는 등 회사의 재무 악화가 뚜렷한 상황이다"라며 "그러나 기업 가치는 결국 성장 잠재력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신사업마저 없었다면 IPO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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