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톺아보기] '건전성 관리→대출 확대'로 돌아선 현대카드, 왜?
[금융톺아보기] '건전성 관리→대출 확대'로 돌아선 현대카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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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카드대출 5조 돌파, 일년새 56.5%↑···타사와 정반대
건전성·신판 중심의 작년과 대비···수익성 악화에 '불가피'
풍부한 대출여력에 전략은 '유효'···"건전성 저하 주시해야"
현대카드 여의도 본사(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 여의도 본사(사진=현대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건전성 우선주의였던 현대카드가 변모했다. 애플페이를 내세우며 신용판매에 주력했던 기존과 달리, 카드대출을 급격히 확대하며 영업 우선주의로 돌아선 것이다. 타사와 정반대되는 행보다.

업권에선 낮아진 수익성과 충분한 대출 여력을 근거로 유효한 전략이라 평가했다. 다만 어려운 경제 여건 속 높아진 신용리스크와 비용부담 등을 감안할 때 이런 전략 변화가 호실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드대출 56.5% 급증···기존 건전성 중심 행보와 대비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기준 현대카드의 카드대출 이용실적은 5조3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5%나 급증했다.

이는 현대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카드대출실적(33조5215억원)이 같은 기간 3.1% 감소했다는 점과 대비된다. 최근 건전성 우려가 높아지자, 업권 전반에서 카드대출을 자체적으로 축소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실제 규모가 작은 BC카드(484억원)를 제외하면, 롯데카드(9.5%)와 KB국민카드(0.7%) 정도만 증가세를 보였다. 하나카드의 경우 카드대출실적을 일년새 32.1%나 줄이기도 했다.

현대카드의 이런 변화는 지난해와 정반대의 행보다. 지난해까지 대출을 최대한 축소하고, 건전성을 제고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2년간 현대카드의 카드대출실적은 업권내 유일하게 두자릿수 감소세(2022년 -13.3%, 2023년 -12.6%)를 유지했다. 작년 말 기준 연체율 역시 0.97%로, 업계 유일 0%대를 기록했다.

반면 신용판매 이용실적은 두자릿수 증가세(2022년 17.4%, 2023년 14.3%)가 이어졌다.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수수료율이 낮아지자 카드대출을 확대해 실적을 벌충해 온 타사와 달리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중심으로 신용판매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업권 유일 애플페이 도입에 성공하며 신용판매 부문이 더욱 확대됐고, 그 결과 삼성카드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는 서는 성과를 달성했다.

◇원인은 수익성···과도한 신판비용에 노선변경 '불가피'

현대카드가 갑작스레 카드대출을 확대한 배경은 수익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적으로 지난해 말 현대카드의 수지비율은 81.39%로, 일년새 14.08%p나 떨어졌다. 이는 업권내에서 가장 낮을 뿐만 아니라, 7개사 평균(87.44%)을 크게 하회한다. 감소폭도 가장 컸다.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인 수지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카드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걸 뜻한다. 그 결과 다른 7개사의 1분기 순이익(6734억원)이 일년새 15%나 증가한 반면, 현대카드의 순이익(638억원)은 9.9%나 감소했다. 지난해 업권 유일 실적 증가세(경상적 기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된다.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거듭된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은 악화일로인데다 고금리 기조 속 이자비용이 급증한 점 등은 업권 내 공통인 악재였다.

다만 현대카드만의 수익성 악화 요인을 꼽아보자면 과도한 신용판매 관련 비용을 들 수 있다. PLCC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모집비용(850억원)이 일년새 4.1%(36억원) 감소했지만, 제휴사지급수수료(5025억원)가 82.6%(2273억원)나 폭등한 점이 대표적이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6개사 평균 지급수수료는 121억원에 불과했다. PLCC외에도 애플페이로 인한 수수료 상승분이 컸다는 지적이다. 특히 거듭된 수수료율 인하로 이용실적 대비 신용판매 수익률이 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고수익 여신인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늘린 것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풍부한 대출여력에 전략은 '유효'···대손비용은 고민거리

대출부문을 확대할 여력도 충분했다. 1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카드대출실적 규모(9조9647억원)는 급격한 증가세에도 업권 5위에 불과하며, 4위인 롯데카드(11조972억원)와도 큰 격차가 있다. 또한 현대카드의 1분기 총 연체율은 1.04%로, 업권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반면,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20.96%로 가장 높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대출 여력이 있어 우량 회원을 중심으로 금융 자산을 확대했다"며 "연체율과 요주의자산비중 등 각종 건정성 지표를 밀착 관리하며 건전성 중심의 경영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갑작스레 대출을 늘린 결과 대손비용 역시 불어났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단적으로 1분기 현대카드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1392억원)은 일년새 두배 이상(111.9%) 폭증했다.

1분기 대손상각비 역시 1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를 제외한 7개사의 대손상각비가 6.5% 증가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현대카드의 대손비용 증가세는 더욱 부각된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대출자산 취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은 업권 공통이다. 타사 대비 먼저 대출부문을 줄였다 보니 최근 증가세가 부각될 수는 있지만, 큰 틀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만 비우호적인 시장환경 속 대출성자산 확대에 따른 건전성 저하 여부는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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