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넘본다"···정의선의 현대차그룹, 인니서 AAM 상용화 가속페달
"하늘도 넘본다"···정의선의 현대차그룹, 인니서 AAM 상용화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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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도 인근서 지상·항공 통합 모빌리티 실증 성공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2040년 시장규모 1970조원
항공업계 기술협력 강화, 연말 시제기 비행 계획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자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현지어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를 뜻하는 '믐부까 잘란 바루(Membuka jalan baru)'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국토가 1만 8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육로 교통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점, 수도 이전과 함께 AAM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인도네시아를 AAM 사업 실증 지역으로 택했다. 참고로 AAM은 항공 서비스가 필요한 거점과 거점을 연결하는 운송 시스템을 의미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말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B20 서밋 인도네시아 2022'에 참석해 인도네시아 신(新)수도청과 A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지상·항공 통합 모빌리티 개념을 검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협약에 따라 최근까지 신수도 환경에 최적화된 AAM 생태계 구축에 역량을 기울였고, 그 결과 전날 인도네시아 신수도 인근 사마린다 공항에서 지상과 항공을 통합한 모빌리티 개념 실증에 성공했다. 현지 A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장을 찾은 인도네시아 당국자들에게 지상·항공 통합 모빌리티 기술을 소개했으며, AAM 사업 관련 세부 사항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AAM '오파브' 비행 시연도 진행했는데, 이 기체는 사전 협의된 경로를 따라 약 2킬로미터(km)를 날았다. 참고로 오파브의 전동화 파워트레인에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분산전기추진기술이 들어갔다. 분산전기추진기술은 여러 개의 모터와 배터리를 독립적으로 구동해 동력을 얻는다.

인도네시아 신수도청 등 정부 및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S-A2 전시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슈퍼널 S-A2 인포그래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S-A2 인포그래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장에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AAM 기체 'S-A2' 모형도 전시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자들은 S-A2 디자인 및 성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 미국 가전·IT박람회에서 세계 최초 공개된 S-A2는 조종사 포함 5명을 태울 수 있고, 양력은 틸트 로터 추진 방식으로 얻는다. 틸트 로터 방식은 AAM 추진 방식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작동 방식으로, 수직 비행을 위한 별도의 로터 없이 이착륙 시와 순항 중 8개의 로터를 모두 사용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AAM은 완성차 중심의 현대차그룹 체질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수익성을 높여 줄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AAM 시장은 2040년까지 1조5000억달러(약 1970조원)로 지금의 3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정 회장이 해당 사업에 관심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인 지난 2019년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30%는 AAM이 맡게 될 것"이라며 AAM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이런 의지에 따라 그룹은 AAM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했고, 같은 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 항공 전문가 신재원 박사를 영입해 AAM본부를 꾸렸다. 

이듬해에는 미국 워싱턴DC에 AAM 사업 독립 법인 '슈퍼널'을 설립,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재작년에는 정 회장이 직접 영국 판버러 에어쇼 현장을 찾아 현지 항공기 엔진 제조 업체인 롤스로이스와 AAM 기체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롤스로이스 외에도 미국 보잉, 프랑스 사프란 등 주요 항공 업체 경영진을 만나 AAM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제조솔루션본부, 배터리개발센터,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과 기술개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 사장은 "그룹은 현재 AAM본부를 중심으로 항공용 친환경 파워트레인 개발 및 국내외 AAM 시장 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말 기술개발 목적 시제기 초도 비행을 계획하고 있고, 향후 후속기 개발에도 매진해 2028년에는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해 앞으로 3년간 AAM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에 40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대규모 인력 확보 및 핵심 기술 내재화에 쓰일 예정이다.

슈퍼널 S-A2 실물 모형 (사진=현대자동차그룹)
S-A2 모형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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