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열풍에···제약업계, '저당 제품' 출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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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건강 관리하는 헬시플레저가 늘면서 제로 음료 수요 급증
유로모니터, 국내 제로 음료 시장 규모 2023년 1조2780억원 성장
대체당 과다 섭취했을 경우 설사·복부팽만 등의 부작용 나타나
소비자원 "제로 음료 다이어트와 질병 저감 수단으로 사용 말아야"
현대약품 '미에로화이바 스파클링 제로'(왼), 광동제약 '비타 500 제로 스파클링'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자기 관리를 중시하는 '헬시플레저' 소비자가 늘면서 '제로슈가', '저당 음료'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에 제약사들도 당 함량을 낮춘 제로 음료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헬시플레저란 'Healthy(건강한)'와 'Pleasure(기쁨)'의 합성어로 건강 관리를 즐겁게 한다는 뜻이다.

12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로 음료 시장 규모는 2018년 1630억원에서 2023년 1조2780억원으로 5년 사이에 7.8배 성장했다. 또한 지난해 배달의민족의 '배민 트렌드 2023 가을·겨울 편' 자료를 보면 제로 음료를 주문한 수가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제약업계는 이런 소비 트렌드에 맞춰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음료들을 통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제로 칼로리 아이스티 음료 '티로그(Tealog)'에 탄산을 더한 '티로그 스파클링 2종'을 출시했다. 티로그는 최적의 온도에서 찻잎을 직접 우려 추출한 '리얼 티 브루잉' 공법으로 차 본연의 진한 맛과 향을 살려 출시 이후 약 1년 만에 누적 판매 약 3300만병을 기록했다.

현대약품은 식이섬유 음료 '미에로화이바'에 탄산을 더한 '미에로화이바 스파클링 제로'를 선보였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630만개를 돌파했고 중국, 몽골 및 싱가포르 등 수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기존 비타민 음료 '비타 500 제로'에 청량감을 더한 '비타 500 제로 스파클링'을 출시했다. 이 음료는 비타민C 500mg과 체내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비타민 B2가 함유돼 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2001년 출시 이후로 누적 73억병 이상 판매한 비타 500을 헬시플레저 트랜드에 맞춰 제로로 선보였다. 건강한 탄산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음료뿐 아니라 시럽형 감기약에도 설탕을 대체당으로 대신하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원제약은 진통소염해열제 '콜대원 제로이부펜시럽' 출시 후 소르비톨이 대체당으로 들어간 프리슈거 제품인 진해거담재 '코대원에스'를 선보였다. 소르비톨은 과일과 채소에서 발견되는 자연 탄수화물인 당 알코올의 일종으로 현재 콜대원 전 제품에서 대체당을 사용 중이다.

GC녹십자는 무설탕에 초점을 맞춘 어린이 감기약 '그린시럽 시리즈’를 출시했다. 기존 시럽제들이 감미제로 사용해 온 설탕 대신 100% 자일리톨로 대체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이런 대체당이 함유된 제품을 많이 섭취하며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제로슈거 아샷추' 설사약 수준으로 변비에 효과", "제로 아이스크림 먹고 배탈 났다" 등의 글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한국식품연구원 등에 따르면 감미료들은 체내에서 대사 작용을 일으키지 않아 과다 섭취했을 경우 설사·복부팽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로 슈거 제품에 대해 소비자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현재는 당류 함량이 100mL 당 0.5g 미만인 경우 '제로 슈거' 또는 '무당'이라고 표시할 수 있지만, 2026년부터 감미료 함유·열량 정보를 함께 담아야 한다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시 기준'을 개정·고시했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은 제로 음료 14개 제품의 감미료와 당류 함량, 중금속 등 안전성을 시험하고 표시 실태와 가격 등을 조사한 결과 제로 음료에 들어있는 감미료 함량이 일일섭취허용량(ADI)의 3∼13%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감미료를 다이어트와 질병 저감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는 가급적 감미료 첨가 음료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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