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톺아보기] "올해만 1.3조"···신한카드가 해외 ABS 발행을 늘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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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환·운영 자금 목적"···낮은 금리에 긴 만기 등 매력적
불확실성 속 조달창구 다변화···만기구조 장기화 목적도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신한카드가 올해에만 1조3000억원 가량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며, 조달창구를 다각화하고 있다. 금리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일반 회사채 중심의 조달포트폴리오가 지닌 리스크가 커진 영향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와 긴 만기 등의 ABS만의 이점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 3일 신한카드는 미화 4억달러(한화 약 5400억원) 규모의 해외 ABS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3월에도 미화 6억달러(한화 약 8000억원) 규모의 해외 ABS를 발행한 바 있다.

ABS란 매출채권 등의 보유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이다. 카드채 대비 거래구조가 복잡하고 자산평가 등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등의 단점이 있지만, 담보를 바탕으로 높은 신용등급을 받아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고 만기가 상대적으로 길다는 등의 장점을 지녔다.

이번 발행에 대해 신한카드 측은 "기존 차입금 상환과 운영 자금 목적"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최근 시장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로 투자 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국내 조달 금리 대비 약 0.1%p 이상 낮은 금리로 발행해 조달비용을 크게 절감했다"고 평가했다.

ABS 조달규모 확대는 비단 신한카드만의 일은 아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반기 카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ABS 발행규모(3조4855억원)는 전년 동기 대비 134.7%나 폭증했다. 전체 ABS 발행규모(27조4867억원)가 8.2%(2조4518억원)이나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삼성·KB국민카드 역시 올해 상반기 각각 6억달러, 4억달러 규모의 ABS를 발행한 바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ABS 발행을 통해 조달구조 다변화에 열을 올린 이유는 높은 차입금 의존도 때문이다. 예적금과 같은 수신기능이 없는 여전사의 특성상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영업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어, 금리 향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자산규모가 큰 상위 카드사의 경우 저금리 기조 당시 장기채 비중을 높이는 보수적 전략을 택한다. 해당 전략을 통해 상위 카드사들은 최근 1~2년간 금리변동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지만, 해당 채권들의 만기가 도래하며 비용 증가세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특히 자산규모가 큰 신한카드는 금리변동에 더욱 취약하다.

실제 신한카드가 올해(9~12월) 만기를 앞둔 회사채 1조8300억원의 평균이율은 2.963%다. 올해(1~8월) 발행된 회사채 평균이율(3.76%)로 차환시, 단순 계산으로 4개월간 회사채 관련 이자비용만 146억원이 증가하는 셈이다.

높은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 4%를 웃돌았던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금리인하 기대감 속 지난달 5일 3.206%까지 0.8%p 가량 급락했다. 다만 이달 3일 기준 3.463%를 기록, 한달 만에 다시 0.257%p나 반등하는 등 금리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추후 금리가 좀 더 안정화될 여지가 있지만, 당장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 상환을 위해 좀 더 조건이 좋은 ABS와 해외 조달을 적극 활용한 것이란 설명이다.

조달구조의 장기화 역시 ABS 발행 목적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이후 금리인상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단기물 중심의 자금조달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단기채의 경우 장기채 대비 금리가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금리 변동성에 노출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정상화하고자, 당장의 높은 금리 부담에도 만기를 늘려 조달구조를 안정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금리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차환리스크가 커진 부분이 있다. 금리 변동성도 높아 전적으로 단순 회사채에만 의존하긴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해당 관점에서 조달창구를 다변화하고, 그때그때 유리한 조건을 쫓아 자금을 조달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좀 더 금리가 안정화되면 일반 회사채 발행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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