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변치 않는 가치"···포르쉐 911 MK1
[시승기] "변치 않는 가치"···포르쉐 911 M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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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성·실용성' 갖춘 완성도 있는 데일리 스포츠카
포르쉐 911 MK1 (사진=포르쉐코리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포르쉐 911(코드명 992) MK1(1세대)은 강력한 성능, 남다른 운전재미를 갖춘 스포츠카다. 인상적인 동력계와 구동계를 바탕으로 재빠르면서도 민첩한 몸놀림 구현한다. 출시 5년이 지났고, 또 곧 MK2(2세대)가 국내에 등장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높은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지난 3일 경기·강원 일대에서 911 MK1을 시승했다.

포르쉐를 대표하는 모델 911은 수십년에 걸쳐 크기와 성능이 커지고 강해졌으며, 이는 911 MK1에서 방점을 찍었다. 차체 폭은 그 어느 때보다 넓었고,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은 초반 영역부터 풍부한 토크를 밀어냈다. 디자인도 완성형에 가까웠다. 실내의 경우 현대적이면서도 911 특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실용성이 대폭 개선됐다. 매일 몰 수 있다는 점은 이 차가 시장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런 차를 몰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직선 도로가 끝 없이 펼쳐진 중부내륙고속도로였다. 오른발에 힘을 가하니 피스톤 여섯 개가 격렬히 움직이며 울부짖었다. 우레와 같은 소리가 실내를 가득 메웠고, 회전계 바늘이 회전제한구간에 닿기 전 패들을 당겨 기어를 올렸다. 엄청난 속도감이 전해지며 시야가 급격히 좁아졌다. 폭발적인 가속에 전율을 느꼈다.

911 MK1 1열(위쪽)과 엔진 스타트 버튼 (사진=포르쉐코리아)
911 MK1 1열(위쪽)과 엔진 스타트 버튼 (사진=포르쉐코리아)

배기량 2981cc의 수평대향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은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1950rpm(분당회전수)에서 45.9kg.m의 토크를 내뿜고, 6500rpm에서 최고 392마력을 쏟아낸다. 힘이 세다 보니 가속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빨랐고, 다기통이 만든 생동감 넘치는 엔진음은 계속해서 속도를 올리고 싶게끔 했다. 잘 나가는 만큼 제동도 강했는데, 세 자릿수를 가리키던 속도계 바늘이 빠르게 고개를 떨구며 두 자릿수를 바라봤다. 차체 앞부분이 고꾸라질 법한 급감속에도 차체 전체가 고르게 가라앉았다.

운전대를 돌려 강원 정선의 한 산길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나가는 움직임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폭넓은 타이어가 노면을 움켜쥐고, 탄탄한 서스펜션이 진행 방향 반대 쪽으로 차체가 기우뚱하는 현상을 억제한 덕분에 굽잇길을 잽싸게 통과할 수 있었다. 차가 내 의도대로 움직여 주니 즐거운 장난감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내리막길을 앞두고 분위기를 조금 바꿔보고자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에서 노멀로 바꿨다. 존재감을 과시하던 엔진은 숨을 고르며 나긋나긋한 음색을 냈고, 서스펜션은 요철을 최대한 흡수하며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했다.

앉은 자세는 낮지만, 시야는 좁지 않았다. 허벅지, 엉덩이, 허리를 감싼 스포츠 시트는 만족스러운 착좌감을 선사했다. 질 좋은 가죽으로 마감한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스마트폰 등 자잘한 것들을 둘 만한 공간이 없다는 점은 옥의 티였다. 그래도 가방 등 큰 짐은 2열 또는 보닛 아래 마련된 공간에 넣을 수 있었다. 스포츠카 가운데 911 MK1만큼 넓은 짐 공간을 제공하는 차는 없다. 가격은 1억원대 후반. 수요가 많다 보니 7000km가량을 뛴 인증중고차 값도 1억원대 후반이다.

포르쉐 911 MK1 뒷면 (사진=포르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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