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에어서울
[기자수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에어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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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출발 시간을 두 번이나 미뤘습니다. 고객센터는 연락도 안 되네요.", "얼마 전에도 장기 지연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이번에 또 지연됐습니다.", "잦은 지연에 지칩니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메일함은 에어서울의 연발·연착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 제보로 가득했다. 그들의 하소연은 분명 정당한 목소리였고, 필자 역시도 그런 상황에 놓였다면 똑같이 억울함을 토로했을 거로 생각한다. 합당한 대가를 낸 만큼 서비스를 누려야 할 권리가 존재해서다.

에어서울은 이러한 소비자 불만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수화기 너머 에어서울 관계자는 "어쩔 도리가 없다"며 "여객기 한 대가 여러 노선을 소화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로, 한정된 자원 안에서 정시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에어서울은 현재 여섯 대의 여객기를 운용 중이다. 저비용항공사(LCC) 평균 보유 대수인 스무 대 대비 한참 못 미친다. 그만큼 여객기 한 대가 소화해야 하는 노선이 많아, 한번 운항 차질이 발생하면 연결편 지연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단 하나, 기체 추가뿐이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찮다. 운영 자금도 빠듯하고, 부채 규모도 커서다.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의 투자 여력도 부족한 상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처지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 이사회를 열고 에어서울 자금대여 연장의 건을 처리했다. 만기 전 대여 기간을 3개월 연장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에어서울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수요 감소를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각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이후 매달 이자는 상환 중이지만 만기를 스무 차례 이상 연기하며 올해까지도 원금을 갚지 못하고 있다.

자기자본인 자본총계의 경우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57억원에서 2020년 -838억원, 2021년 -1853억원, 2022년 -2217억원으로 빠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 결과 자본잠식률 100% 이상인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에는 엔더믹 덕분에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며 자본총계가 -1306억원으로 나아지기는 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채무 상환 대신 만기 연기를 택해오는 배경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추가적인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2019년부터 매각 작업을 진행해 각종 불확실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재무적으로도 건실하지 못해서다. 현재로선 기체 추가를 통한 정시성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다.

에어서울의 이 같은 어려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나 풀릴 전망이다. 한진그룹 식구가 되면 직간접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절차는 이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와 미국 법무부(DOJ)의 최종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여객과 화물 등 거래 종결 요건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만큼 이달 중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본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수요가 높은 노선을 집중적으로 운영하며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여행객의 하늘길을 열고 있는 에어서울이 최대주주 변경에 의한 자금지원, 이를 기반으로 한 기체도입 등을 통해 '숨통'이 트이길 기대한다. 그래도 신뢰 기반의 고객 서비스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굳이 에어서울을 이용할 필요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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