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건설 법정관리…'도미노 부도' 공포 엄습
월드건설 법정관리…'도미노 부도' 공포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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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시장 고난의 전주곡 시작되나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월드건설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진행하며 연명하는 모습이었지만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8일 수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시장은 주택전문건설업체로 비교적 견실한 중견건설사였던 월드건설이 끝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자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월드건설 사태가 도미노처럼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견건설사인 월드건설은 지난 2009년 부동산경기 악화에 따른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바 있다.

채권단과 기업개선협약(MOU)을 체결, 채권단이 월드건설에 1802억원 가량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월드건설 측 또한 사옥과 보유 부동산 등을 매각하는 등 자구안을 내놨지만 신규 사업 수주가 어려워 기업 회생절차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워크아웃 이후 신규 수주를 전혀 받지 못해 자금난이 더욱 가중됐고 신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벌이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법정관리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월드건설이 기업외생절차를 신청하자 시장에서는 법정관리·부도 공포가 확산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자금줄 막힌 건설시장…'제2 월드건설' 남 얘기 아냐

중견건설사들이 휘청거리는 이유는 건설경기 침체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신규 사업 수주가 없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권마저 주택시장 침체를 이유로 PF대출 등에 대해 연장을 꺼리고 있어 자금사정을 크게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월드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신규로 수주한 사업은 없었다"라며 "PF대출을 받는 것도 여의치 않아 자금사정을 더욱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금줄이 꽉 막힌 가운데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지연되며 회사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라며 "중견건설사들 사이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가 많아 법정관리·부도 사태가 연이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이유로 주택사업 비중이 큰 중견건설사 사이에서 부실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업 특성상 PF규모가 크고 미분양이 많은 업체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차 구조조정 이후 워크아웃에 돌입한 건설사들 사이에서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모습"이라며 "월드건설 또한 부채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건설시장 사정이 녹록치 않다"고 전해 고난의 전주곡이 시작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월드건설의 법정관리로 분양계약자와 일선 하도급업체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중견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관련 하도급업체 대부분이 줄 도산할 수 있어 건설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있고 계약자들의 재산권도 심각한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간 워크아웃 업체 등 부실업체들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사망선고를 받은 환자에게 링거주사를 꽂고 생명을 연장해온 것이라고 진단하며 강도 높은 체질개선만이 살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재 건설시장의 위기는 미분양 누적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과 더불어 대형 PF 사업에서 투자자가 건설업체에 지급보증을 서도록 하는 등 건설금융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월드건설 또한 워크아웃 이후 PF대출이 어려워 자금난이 가중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건설시장을 왜곡하는 자금조달 방식 등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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